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5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15 조회수928 추천수6 반대(0)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매일 올리는 묵상 글 때문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난번 이탈리아 성지순례를 갈 때였습니다. 성지순례 가이드께서 제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팬데믹 때입니다. 신부님이 매일 올려주는 복음 묵상 글이 제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형제님은 제가 성지순례 온다는 것을 알고 밀라노 두오모 성당의 미사를 애써서 잡아 주었습니다. 그것이 저의 복음 묵상 때문에 위로를 받는 것에 대한 작은 보답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 만나는 분이지만 마치 오랜 친구처럼 반가웠습니다. 형제님 덕분에 밀라노 두오모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그 미사에 우간다에서 온 신부님이 함께 미사를 하고 싶다고 하여서 공동 집전하였습니다. 신부님은 로마에서 공부를 마치고 우간다로 돌아가기 전에 밀라노에 잠시 들렸고, 마침 우리가 봉헌하는 미사에 함께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가 매일 올린 복음 묵상 글이 열매를 맺었다고 생각하니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기에는 3가지의 주제가 있습니다. 씨 뿌리는 사람, , 토양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씨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능력과 재능을 강조할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사람, 예술적인 감각이 있는 사람, 말을 잘 하는 사람, 외모가 준수한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 지적인 능력이 부족한 사람, 유전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토양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환경을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가난한 집에 태어난 사람, 화목한 가정에 태어난 사람, 부유한 집에 태어난 사람, 부모가 늘 다투는 집에 태어난 사람, 가풍이 있는 집에 태어난 사람, 태어나면서 고아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환경에 따라서 삶의 방향이 바뀌기도 합니다. 복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씨 뿌리는 사람입니다. 씨를 뿌리는 사람이 없다면 씨는 싹이 나지 못할 것입니다. 씨를 뿌리는 사람이 없다면 좋은 환경에서도 열매를 맺을 수 없을 것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이 일부러 나쁜 토양에 씨를 뿌릴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결실을 맺기 어렵고,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도 말을 할 때는 좋은 말을 해야 합니다. 사람을 살리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말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우리는 나쁜 마음으로,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씨 뿌리는 사람은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감기약을 파는 사람이 감기에 걸려서 기침을 심하게 하면 그 약을 사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강론을 하는 사제는 본인이 하는 강론을 삶으로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신자들은 사제의 강론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변을 보면 말은 그럴싸하지만 삶은 전혀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과 허영을 나무라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면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고, 우리가 걸어가는 발자취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느껴져야 할 것입니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이고, 우리들의 말과 행동입니다. 그것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우리가 좋은 토양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면서 세상의 유혹에 흔들린다면, 시련과 고통 앞에 무릎을 꿇는다면 우리가 전한 말씀이 열매 맺기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늘 기도하고, 확신에 차서 성실하게 살아간다면 비록 척박한 토양이라도 하느님께서는 열매를 맺어 주실 것입니다. 순교의 시대에도 교회는 찬란한 꽃을 피웠습니다. 그러나 풍요로운 시대에도 교회는 활력을 잃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못했고, 열매를 맺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토양이 아닙니다. 그 토양을 만들어가는 사람의 마음과 결심입니다. 내가 말씀으로 무장하면 복음의 씨앗은 꽃이 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형제 여러분 장차 우리에게 계시될 영광에 견주면,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겪는 고난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조물만이 아니라 성령을 첫 선물로 받은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우리의 몸이 속량되기를 기다리며 속으로 탄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땅이 가물고, 채소가 병이 들면 양수기를 가지고 물을 대기도 하고, 약을 치기도 하고, 우리들의 정성을 다 기울여 농작물을 키우고 많은 소출을 얻도록 노력을 기울입니다. 지금 우리 마음의 밭은 어떤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내 마음에 기도의 거름은 충분히 주고 있는지, 내 마음에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의 열매는 잘 자라고 있는지, 지금 내 마음에 하느님 은총의 비가 촉촉이 내리는지 아니면 욕심과 이기심의 비가 시기와 질투의 바람과 함께 내리고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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