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7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29 조회수660 추천수8 반대(0)

후배 신부님과 크루즈 여행을 가면서 같은 이야기를 두 번 들었습니다. 한번은 방 청소를 하는 직원에게서 들었습니다. 직원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아들하고 같이 왔습니까?” 저는 친절하게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머리가 하얗게 변해서 그렇지 아들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같은 한국 사람에게서 들었습니다. 우연히 옆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어르신! 아들하고 같이 여행 다니시니 부럽습니다. 나도 아들이 20살인데 같이 가자고 하니 안 간다고 합니다.” 저는 이번에도 친절하게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머리가 하얗게 변해서 그렇지 아들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후배가 다음 달이면 한국으로 가는데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같이 여행 왔다고 하였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분별력이 없어서야!’ 하긴 후배는 옷을 아주 젊게 입었습니다. 저는 복장도 그렇고, 특히 머리카락 색깔이 그런 오해를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저를 아버지로 봐 준 분들은 어쩌면 저의 내면에 있는 중후함을 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금도끼와 은도끼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마음 착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다가 그만 연못에 도끼를 빠트렸습니다. 산신령이 은도끼를 보여 주면서 이것이 너의 도끼인가?’라고 물었습니다. 나무꾼은 아닙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금도끼를 보여 주면서 이것이 너의 도끼인가?’라고 물었습니다. 나무꾼은 아닙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산신령은 쇠도끼를 보여주면서 이것이 너의 도끼인가?’라고 물었습니다. 나무꾼은 , 그것이 저의 도끼입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산신령은 착한 나무꾼에게 금도끼도, 은도끼도 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금도끼와 은도끼의 또 다른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착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다가 역시 도끼가 연못에 빠졌습니다. 산신령은 착한 나무꾼을 알아보고 이제는 나무꾼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나무꾼은 생각하였습니다. 세상을 지혜롭게 살려면 머리가 좋아야 했습니다. 세상을 풍요롭게 살려면 이 있어야 했습니다. 세상을 행복하게 살려면 여자가 있어야 했습니다. 고민 끝에 나무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머리 돈 여자산신령은 착한 나무꾼에게 머리 돈 여자를 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식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에게 축복을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솔로몬은 이렇게 청하였습니다.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느 누가 이렇게 큰 당신 백성을 통치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이 지혜를 청하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너 같은 사람은 네 앞에도 없었고, 너 같은 사람은 네 뒤에도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솔로몬을 지혜의 상징으로 생각합니다. 솔로몬은 가짜엄마와 진짜엄마를 가려낼 수 있었습니다. 솔로몬은 산적한 많은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똑똑하다는 사람, 지혜롭다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나라의 신비를 감추시고 이렇게 작은이들에게 하느님나라의 신비를 보여주셨습니다.”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식별의 은사는 겸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 나는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다.” 그리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밭에 묻혀 있는 보물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물과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보물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진실이라는 보물을 팔아서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쓰레기를 사려고 합니다. 우리는 겸손과 희생이라는 보물을 팔아서 교만과 욕망이라는 쓰레기를 사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고 하셨습니다. 창고에 쓰레기를 가득채운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팔아서 사야할 보물은 진실과 정의입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팔아서 사야할 보물은 우정과 사랑입니다. 우리가 가진 것을 팔아서 사야할 보물은 십자가입니다. 내 기억의 창고에, 내 삶의 창고에 겸손, 진실, 정의, 우정, 사랑, 십자가가 있다면 우리는 모두 하느님나라에 초대 될 수 있습니다. 여름입니다. 농부가 땀 흘려 밭을 가꾸듯이, 우리들도 가진 것을 팔아 보물을 찾으러 가면 좋겠습니다.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이나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습니다. 보물과 진주를 발견한 사람처럼 기뻐하며 가진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살 수 있는, 지혜롭고 분별력 있는 마음을 주님께 청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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