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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06 조회수575 추천수2 반대(0) 신고

230806.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오늘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다니엘 예언자가 환시를 통해 본 장차 벌어질 사람의 아들의 영광된 모습과 통치를 미리 보여줍니다.
 
<제2독서>는 베드로가 직접 본 예수님의 변모에 대한 증언입니다.
 
그리고 <복음>은 예수님의 영광스런 모습의 변모를 통해 드러내시는 아버지의 하느님의 증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수난을 앞두고 예루살렘으로 떠나기 직전에 세 제자와 함께 산에 오르시어 변모를 이루셨습니다.
 
“그분의 얼굴을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마태 17,20)
 
‘해처럼 빛나는 얼굴’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을 뵙고 난 모세의 모습(탈출 34,30)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의인의 모습’(마태 13,43)을 연상시킵니다. 이를 아우구스티누스는 주님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심을 해처럼 빛나는 얼굴로 드러내셨다고 해설합니다. 그리고 ‘빛처럼 하얘진 옷’은 ‘예수님의 무덤에 나타난 천사의 모습’(마태 28,3)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러한 묘사는 예수님이 한 순간이나마 천상의 모습으로 변모하셨음을 시사해줍니다.
 
변모하신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심으로 하늘에서 오는 표징을 보여주십니다. 베드로가 초막 셋을 지어 바치고자 하는데,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습니다.”(마태 17,5). ‘빛나는 구름’은 하느님의 현존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보는 이들을 현존으로 불러들입니다. 그러니 이 일은 예수님의 변모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자들에게 벌어진 일도 함께 알려줍니다. 곧 예수님께 변모가 일어났듯이, 제자들에게는 변모될 수 있는 능력이 부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변모와 함께 우리의 변모에 대한 가르침도 주고 계십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단지 예수님 변모의 모습을 보여주신 것만이 아닙니다. 빛나는 구름은 제자들을 변화에로 부르십니다. 마치 “모세가 산에 오르자 구름이 산을 덮고, 주님의 영광이 시나이 산에 자리 잡고, 구름이 엿새 동안 산을 덮고”(탈출 24,15-16) 모세를 영광된 모습으로 변화시켰듯이 말입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마리아를 덮고”(루카 1,35), 변화시켰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변화를 이루시는 거룩한 영께서 오늘 우리를 그 빛나는 구름으로 덮어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하느님의 힘에 덮인 이들입니다. 빛나는 말씀의 구름에 덮인 이들입니다. 오늘 우리도 제자들과 함께 변화의 힘을 입은 것입니다. 그 힘을 입고, 우리도 변화될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구름으로 덮고, 영광된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길을 이렇게 가르쳐주십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고 하시며, ‘예수님의 가르침’에 아버지의 권위를 부여해 주십니다. 그러니 아버지께서는 단지 아들의 신원을 밝혀주신 것만이 아니라, 나아가 우리가 변화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길을 가르쳐주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이르셨습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7,7)
 
그렇습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것은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 아래에’ 머무는 일입니다. 말씀의 힘을 수락하는 일이요, 들려오는 말씀이 내 안에서 성취되도록 말씀께 승복하는 일입니다. 변화의 힘이신 말씀께서 나를 맘껏 쪼물딱거릴 수 있도록 말씀께 자신을 건네 드리는 일이요, 자신을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초막집으로 내어드리는 일입니다. 자신을 말씀이 이루어져야 할 공간이요 장소로 내어드리는 일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이 건물(초막)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에페 2,21-22)

그렇게 우리는 말씀의 영으로 변모해 갑니다.
 
“더욱더 영광스럽게 그분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는 영이신 주님께서 이루신 일입니다.”(2코린 3,18) 
 
오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진정 변모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내 아들의 말을 들어라!
진정 거룩해지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그의 말을 믿고 순명하라!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주님!
말씀의 권능으로 저를 덮으소서.
구름 속에서 울려오는 당신 음성으로 저를 덮으소서.
제 자신이 말씀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요 장소가 되게 하소서.
저의 비천한 몸을 영광스런 모습으로 변화시키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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