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13 조회수547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813. 연중 제19주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오늘은 연중 19 주일입니다. 오늘 [말씀전례]는 참으로 하느님을 신뢰했던 세 사람, 곧 엘리야와 바오로와 베드로가 믿음의 위기에 닥쳤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오늘 말씀전례는 우리의 믿음이 위험에 처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줍니다.

<제1독서>는 엘리야가 가르멜 산에서 바알의 사제들을 쳐 죽인 후 자신을 죽이려는 이제벨 여왕을 피하여 호렙산의 동굴에 피해 있을 때, 주님께서 “나와서 산 위, 주님 앞에 서라.”(1열왕 19,11) 하시고,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로 당신을 찾아오시어 위로하심을 전해줍니다. 곧 믿음의 위기에서 엘리야를 건져주셨음을 보여줍니다.

<제2독서>는 바오로의 일생을 통하여 그를 괴롭힌 것이 있었으니, 자신의 동족인 유다인들의 그리스도에 대한 거부와 불신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에 대한 답을 주시지 않았지만, 바오로는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여전히 사랑하신다는 것과 그들이 그리스도를 배척했을 지라도 그분을 받아들일 날이 오리라는 것을 확신하며, 신뢰와 찬미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계시는 하느님으로서 영원히 찬미 받으실 분이십니다.”(로마 9,5)
 
<복음>은 베드로가 물에 빠진 후, 신앙의 위기에서 오히려 주님께 대한 믿음을 되찾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오늘 <복음>의 베드로의 이야기는 의심하는 습관을 지닌 한 회의주의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압도되어 혼란에 휩싸여서도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곧 예수님 때문에 자신의 삶에 기꺼이 도전하고, 미지의 물속으로 뛰어드는 신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더 깊은 신앙의 길로 나아가려는 바로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어둠과 위험과 만연한 이 세상에서 교회라는 배를 타고 하늘나라라는 건너편으로 건너갑니다. 그러나 배를 타고 앉아 있다고 해서, 절로 건너편으로 건너가는 것은 아닙니다. 침몰하지 않으려면, 키를 제대로 잡고서 모든 위험요소를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삶의 물살이 고요한 강물처럼 잔잔하게 흐를 때는 믿음과 신뢰에 대한 도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삶의 물살이 암담하고 격렬하게 풍랑으로 밀어닥치면, 우리의 신앙은 베드로처럼 시험에 들게 되고 도전을 받게 됩니다.
 
베드로는 신앙의 도약을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합니다. 그는 안전한 자기 배에서 예수님을 기다리면서, 예수님께 와 달라고 소리쳐 부르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너라’ 하시자,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습니다.”(마태 14,19)

그렇습니다. 우리는 물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마치,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호수 위를 걸어가듯, 교회 바깥의 거리로 나가는 모험을 감행하기를 촉구하셨듯이 말입니다.
 
우리는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 길을 떠나지 않고서는 신앙의 도약을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신앙은 가만히 앉아 있거나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불투명한 미지에 던질 때 실현되기 때문입니다. 비록 물속에 빠져 허우적댄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사실, 물은 우리를 침몰시키기도 하지만, 우리가 믿음으로 걸으면 우리를 떠받쳐주고 목적지로 인도하는 발판이 되기도 합니다. 참으로, 신앙의 길은 예수님께만 믿음을 두는 순종을 통해서 가능해지나 봅니다. 진정, 순종할 때라야 비로소 신앙이 되나 봅니다.
 
본 훼퍼 목사님은 말합니다.
 
“신앙이란 순종이 있을 때에만 참이다. 순종할 때에만 비로소 신앙은 신앙이 된다.”
 
예수님께서는 위기의 순간에 당신의 정체를 드러내십니다. 캄캄한 밤에 길을 잃고 헤맬 때, 풍랑 속에서 혼란과 혼동에 빠졌을 때, 어둠과 절망에 빠져 두려움에 휩싸였을 때, 바로 우리 곁에 다가와 계십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믿음이 약해져 있을 때, 오히려 당신의 손을 내미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사실, ‘믿음’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실이 진실이라고 여기는 것을 넘어서, 그 사실에 대한 신뢰와 헌신(충실), 곧 순종을 의미합니다. 그러기에, 믿음은 문제를 성장과 단련, 그리고 배움과 도약의 기회로 바라보게 합니다. 그러하여, 믿음은 우리를 물위를 건너게 하여, 마침내 예수님 품에 안기게 합니다.
 
그래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믿음’이란 “초월성이 진짜임을 인정하는(assentire) 능력”, 곧 ‘삶의 이면에 실재하는 우리가 경험하는 그 어떤 것보다 더 실재하는 더 성스러운 차원을 인정하는 능력’이며, 동시에 이러한 ‘인정’은 지성의 굴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 속에서 어렴풋이 느끼는 비경험적인 실재들을 인정하고 기뻐하는(assentio;박수갈채) 능력’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믿음에는 ‘기쁨’이 동반됩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 그분에 대한 믿음을 지니고 있다면, 기쁨 속에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주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마태 14,33) 주님을 찬양하였듯이 말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주님,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마태 14,28)

주님!
배안에 머물러 있기만을 고집하지 말게 하소서.
풍랑이 위협할지라도 믿음의 구명대를 입고 물위를 걷게 하소서.
삼킬 것 같은 풍랑이 오히려 저를 떠받들게 하시고,
넘어뜨릴 것 같은 거센 바람이 오히려 저를 이끌게 하소서.
물 위를 걸어오라고 하신 당신이 바로 ‘저의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