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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23 조회수546 추천수4 반대(1) 신고

230823.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정당한 삯을 주겠소.”(마태 20,4)
 
 
오늘 <복음>은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를 통해서, 하늘나라를 말씀해주십니다. 이 비유 속에는 ‘하느님의 보화’인 ‘자비의 신비’가 있습니다.
 
이 신비는 <첫째>로, 포도원 주인은 대체 ‘때’를 가리지 않고 품꾼을 불러들입니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하루 일과가 다 끝나갈 저녁 무렵까지, 다섯 차례나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손수 장터로 나가, 품꾼을 불러들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일의 능력이나 실적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도 않고, 오히려 병들고 노쇠해서 팔려가지 못하고 남은 사람들을 포도원으로 불러들입니다. 도대체가 계산이라고는 모르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주인입니다. 사실,주인은 애시 당초부터 일을 부리기 위해 품꾼들을 불러들인다기보다, 그들을 살게 하기 위해 불러들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우리를 불러들인 것입니다. 그러니, 부르심 그 자체가 이미 은총입니다. 이는 하늘나라가 당신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불쌍한 우리를 위하여 주어지는 하느님의 은총이요, 자비임을 맗해줍니다.
 
<둘째>로는, 품삯을 줄 때에 맨 나중에 불려 온 자부터 줍니다. 오후 늦게서야 일터로 부름 받게 된 이들에 대한 깊은 배려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온 일꾼들의 몸 고생과 나중에 온 사람들의 마음 고생도 함께 돌보십니다.사실, 그들은 자신들의 능력이 없는 까닭에, 하느님의 자비에 내맡길 수밖에 없는 “꼴찌”들입니다. 가난하고 필요한 자에게 우선적으로 흘러들 수밖에 없는 하느님 사랑의 우선적 선택과 자비를 말해줍니다. 능력과 성과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 주시고 함께 살도록 하십니다. 하느님의 공정은 ‘나’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이고, 창조된 모든 피조물을 위한 것이며, 당신의 호의와 자비는 부족함이 없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집니다.
 
<셋째>로는, 모두에게 똑같이 고루 품삯이 주어집니다. 포도원 주인은 일한 만큼의 공평에 맞게 정당하게 노동의 대가를 셈쳐주지 않았습니다. 일한 시간이나 일의 실적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무조건 똑같은 품삯을 고르게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먼저 온 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아니라 계약으로 맺은 정당한 대가가 지불되었으며, 단지 뒤에 온 이들에게는 자비가 베풀어졌을 뿐이었습니다.
 
정당함에 자비를 더하여 쳐주는 이러한 포도원 주인의 권한행사와 너그러운 처사는 하느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자비를 말해줍니다. 그러니 이는 하늘나라가 인간이 일한 대가로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하느님의 주권적인 사랑이요, 자비임을 밝혀줍니다.
 
결국, ‘꼴찌가 첫째가 되는 이 비유’는 이 지상에서의 꼴찌들에게 대한 보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자비’를 드러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마치 포도원 주인이 애초부터 은혜를 베풀기 위해 품꾼들을 포도원으로 불러들였듯이, 은혜를 주시기 위해,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아 교회로 불러들이셨습니다. 여기에는 먼저 온 자와 나중 온 자가 따로 없으며, 모두가 큰 자비를 입었을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를 자비로 돌보시는 무한하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기뻐하며, 영광과 찬미를 드려야 할 일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을 앞세우는 데는 “첫째”가 되고, 자기를 내세우는 데는 “꼴찌”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정당한 삯을 주겠소.”(마태 20,4)
 
주님!
당신은 먼저 온 이들에게나 나중 온 이들에게나 똑같이 품삯을 주십니다.
일한 시간이나 실적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도 않으십니다.
애초부터 당신께서는 은혜를 베풀기 위해
저를 당신 포도밭에 불러들이신 까닭입니다.
하오니, 당신 부르심이 제게는 영광이옵니다.
나의 주 나의 임이시여, 영원무궁토록 찬미영광 받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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