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31 조회수788 추천수7 반대(0)

살면서 때로 황당한 일을 경험하곤 합니다. 나의 뜻과 다르게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으로 유학 온 신부님들이 며칠 간 머무르겠다고 했습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트렁크에 짐을 옮기면서 황당한 일이 생겼습니다. 차는 약간 경사진 곳에 있었고, 짐을 옮기는 과정에 그만 카트가 경사면을 타고 내려갔습니다. 워낙 운동 신경이 둔한 저는 미처 몰랐고, 카트는 내려가면서 하필이면 주차된 차에 부딪치면서 멈추었습니다. 차의 주인은 저보다 더 황당했을 것입니다. 급히 내려가서 차 주인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였습니다. 서로 원만하게 해결하면 될 수 있었는데 차 주인은 경찰을 불렀습니다. 경찰은 자초지종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차량에 의한 사고가 아니기에 저의 운전 면허증이나, 보험은 상관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차량 주인에게 보험으로 차를 수리하고, 나중에 법원에 가서 해결하라고 했습니다. 경찰은 갔고, 저는 차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약간의 수리비용을 주면서 문제는 해결 되었습니다. 고정 장치가 있는 카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저보다 더 황당한 일을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열 처녀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신랑을 기다리는 처녀들과 같다고 하십니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잔에 기름을 채워서 기다렸습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잔에 기름을 채우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등잔에 기름을 채웠던 슬기로운 처녀들을 기쁘게 신랑을 맞이했고, 혼인잔치에 참여했습니다. 등잔에 기름이 없었던 어리석은 처녀들은 신랑을 맞이할 수 없었고, 혼인잔치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나라는 그냥 기다린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나라는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등잔은 우리의 몸과 마음입니다. 여기서 기름은 우리의 행동입니다. 가난한 이, 불쌍한 이, 외로운 이를 따듯하게 돌보는 행동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사람에게 해 준 선행이 곧 에게 해 준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강도당한 사람을 도와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을 칭찬하셨습니다. 하느님나라는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주어진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기름은 잘못된 행동을 뉘우치고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는 회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선한 사람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사람 한 사람을 하느님나라에서는 더 좋아한다고 하셨습니다. 자비로우신 아버지는 돌아온 아들을 위해서 잔치를 벌이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의 죄가 크기 때문에 구원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뉘우치지 않기 때문에 구원에서 멀어진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기름은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겸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 하느님의 아들이 구유에서 태어나신 것이 바로 겸손입니다. 여기서 기름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식별할 줄 아는 지혜입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해야 할 것을 알았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알았지만 하였습니다. 그들은 교만하였고, 하느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차도 기름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가기 위해서도 기름이 필요합니다. ‘선행, 회개, 겸손, 지혜의 기름을 채울 수만 있다면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잔치에 초대받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더러움 속에서 살라고 부르신 것이 아니라, 거룩하게 살라고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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