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03 조회수779 추천수7 반대(0)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결실을 맺지만, 좋은 결과를 생각하면 쉽게 포기하게 된다.”는 말을 읽었습니다. 좋은 생각은 좋은 마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결과는 그에 따른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신부님이 동네 뒷산에 성모동산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뒷산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성모동산을 만들려면 먼저 허락을 받아야 했습니다. 성모동산을 꾸미려면 비용이 많이 들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좋은 생각이 있었기에 땅의 주인을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신부님을 존경했다는 땅의 주인은 선뜻 성모동산을 꾸밀 수 있도록 땅을 내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좋은 생각이 모이니 성모동산을 꾸미는 비용도 기적처럼 주어졌습니다. 제가 아는 분도 강남에 공연장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저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답니다. 비방과 비난으로 편을 가르는 세상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공연장을 만들고 싶었답니다. 은행에 가서 이야기를 하니 지점장은 요즘 세상에 그런 좋은 일을 한다니 기꺼이 대출을 해 주었고, 공연장은 20년 넘게 많은 이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좋은 생각이 결실을 맺은 경험이 있습니다. 본당 뒷산에 아카시아 나무가 많았습니다. 뒷산은 성당의 땅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을 정리하면 신자들이 머물 수 있는 쉼터가 될 것 같았습니다. 닭도 키우고, 토끼도 키우면서 좋은 생각을 키워갔습니다. 좋은 생각은 뜻밖의 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태풍 곤파스가 오면서 뒷산의 나무들이 쓰러졌고, 옹벽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흘렀습니다. 서울 시장이 현장을 방문하였고, 저는 예방 차원에서 뒷산을 깎아 내자고 제안했습니다. 시장은 구청장에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저는 당시 매달 구청으로 직원들을 위한 미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구청장과도 인연이 있었기에 트럭 1,000대 분량의 흙을 퍼 날랐습니다. 그렇게 나른 흙은 구청장이 의도한 대로 빈터에 양분이 되었습니다. 구청장은 텃밭을 분양해서 사람들이 상추, 고추, 깻잎을 키우도록 하였습니다. 성당 뒷산에는 산을 깎아서 만든 넓은 땅이 선물처럼 주어졌습니다. 좋은 결과만 생각했다면 저도 쉽게 포기했을 것입니다. 비용도 감당할 수 없었고, 시간도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생각을 품고 있으니 태풍이 도와주었고, 구청장이 도와주었습니다. 우리는 양재동에 가서 철쭉을 사다가 심었습니다. 과일나무도 심었습니다. 그곳에서 성모의 밤을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좋은 생각을 하셨습니다. 좋은 결과를 먼저 찾았다면 예수님께서도 포기하셨을지 모릅니다.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의 표징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사사건건 예수님께 시비를 걸었습니다. 로마의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을 위험한 선동 꾼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제자들은 십자가와 희생보다는 영광의 자리에서 얻을 높은 자리만 꿈꾸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좋은 생각을 먼저 하셨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갇힌 이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입니다. 눈 먼 이들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좋은 생각은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들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를 비롯해서 초대교회의 교부들은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에 신학과 교리의 기둥을 세웠습니다. 수많은 성인과 성녀들은 천상에서 빛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전에 먼저 좋은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 저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으시어 생생한 믿음으로 은총의 씨앗이 자라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