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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2. 열두 제자 파견 / 갈릴래아 활동기[2] / 부스러기 복음[5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04 조회수304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2. 열두 제자 파견(마태 10,1.5-15; 마르 6,7-13; 루카 9,1-6) / 공관복음[57]

 

예수님께서 이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보내시면서 이렇게 분부하셨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그분께서 말씀하신 이 사마리아인들은 기원전 721년에 북 이스라엘 왕국이 멸망한 뒤, 그 수도 사마리아를 중심으로 혼혈 민족이 생겨났는데 이들을 일컫는다. 예수님 시대에도 그들은 그리짐산 위에 자기들만의 성전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민족적으로, 종교적으로 순수성이 없는 이들을 유다인들은 멸시하면서 상종하지도 않았다.

 

사실 예수님의 이 말씀에 따르면 그분께서도 이러한 깊은 분단을 외형적으로는 인정하시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비의 예수님께서는 수차례나 그러한 분단을 문제 삼으시고, 베타니아에서 승천하실 때에는 제자들에게 사마리아를 포함한 당신의 나라를 다시 세울 아버지의 뜻을 분명히 이르셨다(사도 1,7-8 참조) “그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권한으로 정하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파견 시에 꼭 일러주는,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라고 당부하셨다. 여기서 하느님을 직접 말하기를 삼가는 유다인들의 관습에 따라, ‘하느님의 나라대신에 하늘 나라라고 이르신 것이다. 아무튼 이 하늘이라는 말은 이 나라가 천상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분께서 땅을 다스리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이 예수님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언제나 가까이 있다고 선포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그리고 나라는 문맥상 장소의 뜻을 지니는 경우도 있지만, ‘통치, 지배의 뜻도 지님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수님의 말씀은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가거든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유다교의 라삐들도 특별한 경우에는 제자들이 내놓는 것으로 살아갈 권리가 있었다. 예수님의 이 당부는 바로 이러한 사실에 준한다고 봐야 한다. 이는 그냥 먹을 것이 아닌, 일종의 대가인 품삯의 개념을 암시한다.

 

그분의 이어지는 말씀이다.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발밑의 먼지를 터는 것은 고대 근동 사람들이 결별의 뜻으로 하던 몸짓이다. 이는 부당한 고을, 복음을 받아들이기에 합당하지 않은 고을에서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 기름은 당시에 일종의 상비용 약으로도 애용되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단순한 의약품이 아니라, 병자에게 베풀어지는 하느님의 도움을 나타내는 표징으로 쓰인 것이다.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33.오천 명을 먹이심(마태 14,13-21; 마르 6,30-44; 루카 9,10-17)’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열두 제자,파견,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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