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3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09 조회수683 추천수6 반대(0)

며칠 전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주도에서 5살 먹은 아이가 수영장에서 놀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급히 출동한 119 구조대의 심폐소생술로 아이는 다행히 깨어났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어서 소방대에 익명으로 치킨세트 50개를 보냈습니다. 소방대에서는 선물을 보내준 분을 찾아보았고, 아이의 부모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소방대에서는 고마운 마음은 받겠지만 치킨은 근처의 보육원으로 보네고 싶다고 전하였습니다. 아이의 부모도 기꺼이 동의를 했습니다. 세상에는 이렇게 선순환(善循環)’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고, 고마워하면 고마운 일이 생기고, 기뻐하면 기쁜 일이 생기곤 합니다. 꽃 한 다발의 선순환도 있습니다. 남편이 퇴근길에 모처럼 아내를 위해서 꽃 한 다발을 사다 주었습니다. 아내는 고마운 마음에 꽃을 담을 화병을 찾았는데 너무 낡았습니다. 꽃집에 가서 화병을 하나 샀습니다. 식탁을 보니 식탁보가 찢어져 있었습니다. 식탁보도 새로 샀습니다. 식탁에 앉아 창문을 보니 커튼이 너무 낡았습니다. 큰 맘 먹고 커튼도 새로 마련했습니다. 거실을 보니 지저분했습니다. 아내는 청소기를 돌려서 거실을 깨끗하게 청소했습니다. 남편이 퇴근해서 보니 집이 완전히 달라 보였습니다. 꽃 한 다발이 선순환의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제게도 선순환의 경험이 있습니다. 팬데믹이 심할 때입니다. 신문을 홍보할 기회도 없었습니다. 브루클린 사목회장이 전화를 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님이 몸이 아파서 한국에 갔는데 3달만 미사를 도와 달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주일 미사를 도와주겠다고 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님은 결국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였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기 시작한 본당 미사가 어느덧 3년이 넘었습니다. 성당에서는 제가 머물 수 있는 숙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저는 가끔씩 숙소에 머물면서 지내곤 합니다. 교우들은 어머니가 하느님 품으로 갔을 때 함께 연도를 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어머니가 하느님 품으로 가신지 3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도 브루클린 교우들과 함께 연도하기로 했습니다. 브루클린 공동체는 저의 서품 30주년 미사도 함께 해 주었고, 맛있는 반찬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매주 하는 친교도 선순환이 되고 있습니다. 한 가정이 기쁜 마음으로 친교의 비용을 기부하였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친교는 2년이 넘었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혼기념일, 생일, 기일, 손자의 백일, 장례가 있으면 친교의 비용을 기부하였습니다. 기쁜 일에도 기부가 있었고, 슬픈 일에도 기부가 있었습니다. 저도 오늘 어머니의 기일을 지내면서 기쁜 마음으로 친교 비용을 기부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악순환(惡循環)’도 있습니다. 짜증내면 짜증낼 일이 생깁니다. 미워하면 미워할 일이 생깁니다. 불평하면 불평할 일이 생깁니다. 불가에서는 인드라망이라고 합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그물처럼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우리는 악순환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고 있습니다. ‘폭염, 가뭄, 산불의 삼종세트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이 검은 연기를 내 뿜었고 뉴욕의 하늘까지 어둡게 하였습니다.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발생한 산불은 도시를 폐허로 만들었고, 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하였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온실가스를 계속 생산하면 자연은 기상이변으로 되갚아 주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버려야 한다고 호소하였습니다. 우리는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가는 손님일 뿐입니다. 이 지구는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야 할 삶의 터전입니다. 악순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노래가 있습니다. ‘작은 연못입니다. 깊은 산 오솔길 옆에 작은 연못이 있었습니다. 연못 속에 붕어 두 마리가 서로 싸웠습니다. 한 마리가 죽으면서 썩어갔고, 물도 따라 썩어 갔습니다. 결국 연못 속에서는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악순환이 계속되면 결국 모두가 망하게 됩니다.

 

신앙인에게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회개입니다. 신앙인에게 선순환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나눔입니다. 악순환의 고리가 있다면 과감하게 끊어버리면 좋겠습니다. 선순환의 고리는 계속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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