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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8. 영광스러운 변모 / 갈릴래아 활동기[2] / 부스러기 복음[6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10 조회수188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8. 영광스러운 변모(마태 17,1-9; 마르 9,2-10; 루카 9,28-36) / 공관복음[63]

 

이 거룩한 변모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고자 마련된 것일 수도. 예루살렘에서 유다의 당찬 원로들 일당들에게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날 것이라는 언질에도 불구하고, 스승을 따르는 길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신비로운 영광을 엿보게 해 주시고, 하느님의 가르침을 잘 듣도록 당신의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려는 거다. 이를 통해 망나니 제자들이 앞으로 벌어질 엄청난 변화를 사전에 강심장으로 준비시키시려는 의도도 있었을 게다. 아무튼 이 변모는 예수님의 여러 행적에서 수차 있었다고 여겨지나, 아무도 그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수도 있었으리라.

 

엿새 뒤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기도하시러 높은 산에 오르셨다. 여기서 엿새 뒤에라는 말은 단순히 어떤 시간의 흐름을 말하기보다는, 흥겨운 대중 축제인 초막절 기간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이 축제는 속죄의 날 엿새 뒤에 시작하여 이레 동안 지속된다. 따라서 이 날이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따로 지내신 축제의 첫 날이거나, 모두 흥겹게 즐기는 축제의 마지막 날일 수 있다. 그 세 명만을 이끌고 오르신 높은 산이 어디에 있는지 밝히지 않음으로써, 종말의 마지막 계시가 시온의 거룩한 산이 아니라, 민족들이 모여드는 익히 많이 알려진 산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가리키고자 한 것 같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나면서 하얘졌다.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세와 엘리야는 여기에서 각각 구약 성경의 율법과 예언을 대표한다기보다는, ‘계약의 선구자와 증인으로 나타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엘리야는 메시아의 선구자로 다시 나타나야 하는데, 그는 헤로데에게 죽임을 당한 세례자 요한과 동일시된다. 이러한 엘리야와 함께 모세도 나타나는데, 유다교에서는 엘리야와 에녹과 비슷하게 모세도 승천하였다는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

 

그렇게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베드로와 그 동료들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나 예수님의 영광을 보고, 그분과 함께 서 있는 두 사람도 보았다. 그 두 사람이 예수님에게서 막 떠나려고 할 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사실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일더니 그들을 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제자들은 그만 겁이 났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선택한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그 순간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둘러보자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오직 예수님만 그들 곁에 계셨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

 

그들은 이를 침묵으로 지켜, 자기들이 본 것을 그때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러나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보았다. 하느님의 뜻인 비밀을 지키라는 이 당부는 메시아의 비밀이라는 맥락 안에 이 변모에서도 되풀이된다. 제자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당시 많은 유다인이 믿은 죽은 이들의 부활의 개념이나 사건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그것이 벌어질 시기에 대해서이다. 당시의 사람들은 부활이 종말에 일어날 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것이 바로 임박한 것으로 예고하시는 것이다. 더욱이 예수님께서 죽음과 부활을 거치셔야만 한다는 그 말씀은, 그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확인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은 다음 날 산에서 내려가 다른 제자들에게 가서 보니, 그 제자들이 많은 군중에게 둘러싸여 율법 학자들과 논쟁하고 있었다.[계속]

 

[참조] : 이어서 ‘39. 마귀 내쫓으심(마태 17,14-20; 마르 9,14-29; 루카 9,37-4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영광,변모,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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