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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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14 조회수747 추천수5 반대(0)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도시나 휴양지는 그곳을 대표하는 랜드마크(Landmark)’가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는 성가정 성당이 있습니다. 뉴욕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습니다. 북경에는 자금성이 있습니다. 서울에는 경복궁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에는 주님무덤 성당이 있습니다. 로마에는 바티칸이 있습니다. 파리에는 에펠탑이 있습니다. 물론 랜드마크 이외에도 볼 곳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랜드마크가 있기에 사람들은 그곳을 먼저 찾게 됩니다. 신문 홍보를 하려고 LA에 갔다가 맘모스 산과 요세미티 국립공원엘 다녀왔습니다. 맘모스 산에도 랜드마크가 있었습니다. ‘데블스 포인트파일(Devils Postpile)과 레인보우 폴(Rainbow Falls)’입니다. 시간이 부족한 저는 레인보우 폴은 다음을 기약하고 데블스 포인트파일을 다녀왔습니다. 예수님께서 마귀에게 유혹을 받았을 것 같은 높은 절벽에 기암괴석이 있었습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는 브라이덜 폭포(Bridalveil Falls)와 글래셔 포인트(Glacier Point)’가 있습니다. 폭포도 좋았지만 빙하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프 돔(Half Dome)은 아름다웠습니다.

 

불교의 핵심 가르침은 자비와 깨달음입니다. 그러나 그 시작은 고통이었습니다. 부처님은 인간이 가지는 4가지 고통을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고통이 있습니다. 가족의 죽음, 친구의 죽음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미워하는 사람과의 만남이 있습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처럼 미워하는 사람을 매일 보는 것은 칼에 찔리는 것 같은 아픔입니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이 있습니다. 재물, 권력, 명예를 원하지만 그것을 얻지 못하는 것은 좌절입니다. 거짓된 자아에 빠져드는 고통입니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 것은 정체성의 혼란입니다. 부처님은 이런 고통의 원인은 집착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집착을 버리면 고요함이 오고, 비로소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깨달음을 나의 세계에서 찾기도 하고, 깨달음을 삼라만상에서 찾기도 합니다. 이렇게 깨달은 사람은 이제 바른 삶을 살게 되는데 그것이 팔정도(八正道)’입니다. 우리의 문화와 전통에는 불교의 가르침이 스며들어있습니다.

 

교회의 핵심 가르침은 영원한 생명과 부활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복음이라고 부릅니다. 영원한 생명과 부활은 예수님께서 지고가신 십자가라는 고통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불교의 고통은 인간의 집착에서 시작되었다면 교회의 고통은 인간에 대한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불교에서 고통은 우리의 노력으로 버려야할 대상이지만 교회에서 고통은 나의 구원과 타인의 구원을 위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원리와 기초에서 교회의 고통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부귀보다 가난을 택할 수 있고, 건강보다 질병을 택할 수 있고,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는 것을 택할 수 있다.” 불교와 교회에서 바라보는 고통의 현상은 비슷하지만 불교와 교회에서 바라보는 고통의 본질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부처님과 예수님의 모습에서 볼 수 있습니다. 불교의 부처님 상은 자비롭고, 너그럽고, 풍채가 좋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예수님 상은 십자가 위에 못 박힌 처절한 모습입니다. 불교의 고통이 버려야 할 것이라면 교회의 고통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죽기까지 지고가야 할 디딤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모님의 고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모든 고통은 아드님, 예수님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이런 고통에 함께하시면서,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동참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성모님은 모든 고통을 받으셨지만, 좌절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동참하셨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다고 하지만, 비에 젖지 않고 피는 꽃도 없다고 하지만 성모님의 고통은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그 모든 것을 받아드렸고, 예수님의 마지막 부탁을 받아들여서 교회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우리들 또한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의지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고 신앙의 결실을 맺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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