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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할머니의 지갑 / 따뜻한 하루[204]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20 조회수276 추천수1 반대(0) 신고

 

 

저희 할머니는 작은 체구이시지만 오래전 할아버지가 지병으로 돌아가신 이후로

저희 아버지를 포함해서 삼 남매를 키우면서 억척스럽게 생활하셨습니다.

어린 시절 방학이 되면 시골에 계신 할머니 집에 방문하였는데,

할머니는 제 손을 잡고 재래시장에 자주 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참 장을 보다가 가방을 여시더니 할머니가 깜짝 놀라셨습니다.

아마도 물건을 사시고는 가시는 길에서 소중한 지갑을 떨어뜨리신 모양이었습니다.

할머니는 급히 왔던 길을 되돌아가시며 혹시 떨어져 있을 지갑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여기저기를 살피는 저와 할머니에게, 웬 초라한 아저씨가 조심스레 다가왔습니다.

허름한 옷차림에다 불편한 다리, 몇 걸음 앞에 다가오자 안 좋은 냄새까지 진동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할머니가 잃어버린 지갑을 불쑥 내밀면서 말했습니다.

"어르신, 이 지갑을 떨어트렸어요, 제가 다리가 아파서 빨리 못 쫓아왔네요."

 

그러자 할머니는 건네받은 지갑을 빨리 열어서 먼저 꼼꼼하게 내용물을 확인하셨습니다.

지갑 속에는 돈을 포함해, 소지품이 그대로 전부 들어있었던 것 같은 모습이셨습니다.

 

그렇게 뒤돌아 가려는 아저씨에게 할머니가 급하게 말했습니다.

"아니, 왜 남의 지갑에다 이렇게 당신의 큰돈을 많이 넣어둔 거예요?

지갑 찾아준 것도 고마운데 이런 경우는 아니니, 이 돈 당신거니 가져가요?"

 

할머니는 아저씨에게 절반 정도 되는 돈을 억지로 쥐여 주시고는 제 손 잡고 가셨습니다.

한동안 할머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모세 율법대로 돌로 쳐 죽일까요?’ 라고 따지는 바람에 재치를 보이십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

그러자 나이 많은 자들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다들 떠났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 마음이란 너무 복잡하고 다양해 때로는 오해와 의심으로 상처 줄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그것들이 상대의 마음을 건드려, 안 좋게 바꿀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

 

 

태그 지갑,이해,간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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