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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7. 사천 명을 먹이심 / 갈릴래아 활동기[2] / 부스러기 복음[7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20 조회수411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7. 사천 명을 먹이심(마태 15,32-39; 마르 8,1-10) / 공관복음[72]

 

빵을 많게 하시는 이 둘째 이야기는 빵에 관련 첫째 이야기인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과 비교할 때에 몇 가지 변형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예수님의 자비심과 군중의 배고픔이 강조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먼저 행동을 하시어 군중에게 앉도록 분부하신다. 또한 문체는 첫째 이야기와 달리, 성찬 제정 이야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 아무튼 이 기적에 관해서는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과는 큰 틀에서는 대부분 일치하나, 인원수와 남은 부스러기 등의 차이만 일부 드러날 뿐이다.

 

그 무렵에 다시 많은 군중이 모여 있었는데 먹을 것이 없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말씀하셨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지도 모르니 그들을 굶겨서 돌려보내고 싶지 않다.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 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 그러자 제자들이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렇게 많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일곱 개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땅에 앉으라고 분부하셨다. 그리고 빵 일곱 개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나누어 주라고 하시니, 그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또 제자들이 작은 물고기 몇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것도 축복하신 다음에 나누어 주라고 이르셨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

 

일곱이라는 수는 이 기적의 완전성을 상징적으로 강조하는 뜻을 지녔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학자들에 따르면 식탁에서 봉사하는 책임을 맡은 일곱 부제라는 교회의 제도를 상기시키기도 한다(사도 6,2-6 참조). 또는 전통적으로 이교도들의 세계는 일흔 개 나라로 나뉘어졌다고 생각해 왔는데(루카 10,1 참조), 이 수를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먹은 사람은 여자들과 아이들 외에 남자만도 사천 명가량이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돌려보내시고 나서, 곧바로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올라 달마누타 지방의 마가단 고장으로 가셨다. 이 두 지역은 지금도 어디에 있었는지 알지 못하는 곳이다.

 

이렇게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의 이 이야기는 구조와 주제가 군중을 가엾이 여김, 제자들과의 대화, 외딴곳에서 빵과 물고기로 식사함, 배불리 먹고 남음, 많은 군중 등에서는 거의 유사하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다른 점들도 있는데, 그러한 사실을 어떤 학자들은 이 두 이야기가 서로 다른 사건을 말한다는 증거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 사건이 서로 다른 공동체 안에서 전승되어 온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사실 이 두 이야기는 성체성사 제정과 관련되는데, 오천 명을 먹이신 것은 유다계 교회와 사천 명을 먹이신 것은 그리스계 교회와 관련된다. 그리하여 이 두 기적 이야기가 예수님의 사명과 권위의 표징들, 그리고 바리사이들의 완고함과 제자들의 우둔함을 강조하면서, 서로 병행되어 이어지는 두 가르침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 이야기를 이교도 지역인 티로와 시돈 등에 연결하여 배치시켜, 예수님의 활동이 이교도들에게까지 확대되었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서는 예수님 홀로 주도권을 잡으신다. 제자들의 역할은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 비해 다소 미미하다.[계속]

 

[참조] : 이어서 ‘48. 누룩을 조심(마태 16,5-12; 마르 8,14-21)’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이 내용은 바리사이들에 이어서 이번에는 제자들도 깨닫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한 예수님의 질책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사천 명,빵,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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