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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0. 귀먹고 눈 먼 이 치유 / 갈릴래아 활동기[2] / 부스러기 복음[75]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23 조회수174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0. 귀먹고 눈 먼 이 치유(마르 7,31-37; 8,22-26) / 공관복음[75]

 

예수님께서 다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이렇게 예수님 일행은 여러 여정을 지나 호수 동쪽, 곧 이교도들의 땅으로 들어오신 것이다. 이는 그분께서 예루살렘 상경을 앞두시고 당신 민족뿐만 아닌, 다른 민족 사람들과도 접촉을 넓히신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교도 지역에서 귀먹고 말 더듬는 이의 치유는, 빵을 많게 하는 기적에 이어지는 일련의 예수님 권능을 드러내는 치유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긴 여정을 지나 그곳 낯선 곳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열려라를 뜻하는 에파타는 일어나라를 의미하는 탈리타 쿰과 같이, 히브리 말 또는 아람 말인데, 이 말은 또 초대 그리스도교에서 세례식 때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는 이 치유 기적이 아람 말을 쓰는 곳에서 유래함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이렇게 그리스 말을 쓰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에서 이 아람 말이 보존된 것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의 결정적이고 효과적인 성격에 주의를 기울이고자 아람 말과 그리스 말을 같이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곧바로 귀먹고 말 더듬는 이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분부하셨다. 그러나 그렇게 분부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언급하시는 이런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신비스러운 치유의 이야기는 더더욱 널리 그리고 빨리 주위로 타고 나갔다. 결국 메시아의 비밀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임시적인 비밀스런 일의 요청은 특히 기적과 관련하여 더 많이 함구령으로 주어졌다. 이는 그만큼 그분의 치유의 정도가 강한 인상을 남겼고, 나아가 예수님 수난의 시간은 빠르게 다다오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였다.

 

그렇게 귀먹고 말 더듬는 이의 치유가 일어난 호수 동쪽의 벳사이다로 예수님 일행이 자리를 다시 뜨자, 이번에는 그곳 사람들이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대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분께서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집으로 보내시면서,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이 함구령의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이 요청은 일차적으로 그 비밀은 지켜져야 하지만, 사람들이 그것을 널리 그리고 빨리 알림으로써, 결국 복음 선포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심지어는 신비의 정도가 더할 나위 없이 클 경우에는, 그 전파 속도가 마치 군중의 합창마냥 이루어지는 경향도 있었다. 이렇게 예수님을 통하여 이루어진 하느님의 구원 업적에 대한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찬미와 감사의 노래는 예수님의 신원을 더욱 더 확고하게 드러내었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을 듣게 하시고 말 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더더구나 눈 먼 이마저 보이게 만들다니!” 이렇게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놀라서 말하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1. 예루살렘을 향해서(마태 8,19-22; 루카 9,51-62)/상경기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이제부터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긴 이야기가 시작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데카폴리스,에파타,탈리타 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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