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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5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25 조회수299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25주간 월요일] 루카 8,16-18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자기 혼자만 천주교인이고 다른 사람들은 종교가 없거나 혹은 다른 종교를 믿을 때, 괜히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식사 전 기도’를 제대로 바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호를 긋고 기도를 하는게 나쁜 일도 아닌데, 식사를 하기 전에 맛있는 음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는게 부끄럽거나 창피한 일도 아닌데, 자기 믿음을 당당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꽁꽁 숨겨두는 겁니다. 그러다가 남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식사 전 기도’를 바치는 사람을 만나면 그제서야 뒤늦게 자신도 그리스도인임을 쭈뼛거리며 고백하곤 하지요.

 

하지만 그리스도인이라면 자기 신앙을 당당하게 드러내야 합니다. 사람들이 모두 바라보는 자리에서 당당하게 기도하면, 누군가가 십자성호의 의미나 기도의 내용을 물어볼 수 있고, 바로 그 때가 그에게 ‘복음’을 전해줄 좋은 기회가 됩니다. 우리는 ‘복음을 전한다’고 하면, ‘전교’를 한다고 하면, 어깨에 신앙구호가 적힌 띠를 두르고 길거리에 나가는 일을 떠올리지만, 그렇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 속에서 숨쉬듯 자연스럽게 신앙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일상생활 안에서 신앙인답게 살고, 신앙인답게 말하며, 신앙인답게 행동하는 것, 그래서 그 모습을 보는 이들이 “역시 그리스도인은 다르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리게 만드는 것, 그것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강조하시는 ‘신앙의 등불을 켜서 등경 위에 두고 사는 삶’인 것이지요.

 

신앙의 열매는 머리나 가슴이 아니라 손과 발에서 맺어집니다. 하느님 말씀을 듣고, 들은 바를 가슴에 새기며, 새긴 바를 실천함으로써 비로소 나의 신앙이 회개와 변화라는 열매를 맺게 되는 겁니다.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믿음을 당당하고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다른 이들에게 삶과 행동으로 전하지도 않는다면 그런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믿음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입니다. 실제로 살아야만 비로소 참된 믿음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자기 믿음이 약하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믿음을 깊어지게 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는 않습니다. 기도를 하지도, 성경을 읽고 묵상하지도, 영성서적을 읽거나 신앙강좌를 듣지도 않으면서, 영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남들보다 은총을 많이 받고 싶어하니 그야말로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복음을 구체적으로 실천하지 않고 주님 뜻대로 살지 않으면, 물을 제대로 주지 않은 화분처럼 내 믿음의 싹도 시들해지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하면 얼굴에서 빛이 난다고 합니다. 그 빛이 그 사람이 지닌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기에 사람들은 그를 더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등경의 비유’를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을 강조하시면서, 그 뒤에 이런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그러니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으로 남들에게 사랑을 구걸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내가 먼저 사랑을 실천하여 그 ‘사랑의 마중물’로 사랑의 기쁨을 더 충만하게 누리는 복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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