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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29 조회수434 추천수3 반대(0) 신고

230929. 한가위.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15)
 

휘영청 밝고 아름다운, 축복 가득 찬 한가위 되셰요.
 
오늘 <말씀전례>는 하느님의 축복에 대한 찬양과 감사로 가득합니다.
 
<입당송>에서는 “온갖 열매 땅에서 거두었으니, 우리 하느님이 복을 내리셨네.”라고 노래합니다.
 
<본기도>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섭리하시는 하느님, 해와 비와 바람을 다스리시어 저희에게 수확의 기쁨을 주시니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께 오롯한 감사를 드리고,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게 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또 <제1독서>에서 요엘 예언자는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한 주 너희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리라.”(요엘 2,26)고 노래하고, <제2독서>에서는 때가 될 때, 구름 위에 앉아계시는 분이 땅 위의 곡식을 수확하시는 환시를 들려주며, <복음 환호송>에서는 “뿌릴 씨 울며 들고 가던 사람들 곡식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고 노래합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15) 것, 곧 생명이 재물에 달려 있거나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달려 있다는 것을 깨우쳐줍니다.

사실, 인류역사는 베풂의 역사로 시작되었습니다. 곧 하느님의 창조와 축복과 선사로 시작된 역사입니다. 우리에게 생명이 베풀어졌고, 무엇보다도 당신의 외아드님을 건네주심으로 구원을 베풀어졌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은총에 은총을 덧입은 이들입니다. 또한, 지금도 우리가 만난 모든 것들 안에서 저희와 동행하시며 승리로 이끄시는 당신의 사랑을 베푸십니다.
 
사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이러한 은혜로우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근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이를 깨닫지 못하는 부자에게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루카 12,20)
 
비유 안의 이 “어리석은 자”(αφρων: 정신없는 자, 무분별한 자)인 부자는 ‘내일’이라는 시간이 마치 자기 손에 있는 것인 양 “여러 해”를 계획하지만, “오늘 밤”이라도 하느님께서 부르시면 이 세상을 하직해야 한다는 것을 통해, ‘탐욕과 집착’이 얼마나 허망하고 헛된 것인지를 일깨워줍니다.
 
이는 ‘재물’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재물에 대한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말해줍니다. 곧 그 모든 것을 주신 주님께 대한 감사와 의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재물에 집착했음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자신만의 것인 양 여기고 이웃들에게는 무관심하고, 마치 자신이 자기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것인 양 착각하고 오만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부유한 사람’,
 
곧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루카 12,21)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것은 자기 자신이 하느님의 재물임을 깨닫고 되고 하느님께 소유당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하늘의 곳간에 재물을 쌓는 사람”(루카 12,33) 입니다. 묘하게도, 하느님께 소유당한 사람은 하느님을 소유하게 됩니다. 마치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소유당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게 되고,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게 되어 ‘전부’를 가지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마치 성모 마리아께서 주님의 소유가 되면서 주님을 소유하게 된 것과 같습니다. 그리하여 주님을 가지게 되면 ‘전부’를 가지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가지면 전부를 가진 것입니다.”(안토니오 더블유). 그러니 자신의 ‘재물’보다 ‘자신의 영혼’을 관리해야 할 일입니다. 이제 우리는 나의 재물을 보기에 앞서, ‘나는 누구의 재물인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곧 누구의 소유이고 누구에게 속해 있는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기꺼이 소유당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주님을 소유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꽉 찬 보름달처럼 주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 꽉 차올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내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안에 놀라우신 일을 하신 주님을 찬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 축일이기도 합니다. 천사들이 늘 우리를 돌보며 동행하심에 감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은 바로 내 곁에, 내 동료로 , 내 가족이 나의 천사들임에 감사드려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 가운데 천사로 와 있는 라파엘 수사님께도 감사와 축하를 드립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루카 12,15)
 
주님!
탐욕의 온상지인 제 자신을 경계하게 하소서.
제 곳간이 아니라, 당신 곳간에 희망을 두게 하소서!
제 곳간이 비워지고 , 당신 곳간이 채워지게 하소서.
제 뜻이 비워지고, 당신 뜻의 거룩함을 이루소서.
주님, 당신 안에서 자족하는 법을 배우게 하시고,
있는 그대로에 감사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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