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8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21 조회수685 추천수7 반대(0)

2023한가위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축일과 겹쳐진 날이었습니다. 그날 미사는 축일 미사 대신에 한가위미사로 하였습니다. ‘한가위는 우리 민족의 명절이기에 천사들의 축일이 양보하였습니다. 명절에 밀려서 축일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명절을 축하하기 위해서 천사들이 기꺼이 양보하였다고 생각하니 착한 일을 한 것이 알려진 것처럼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날 강론에서 신부님은 한가위의 의미를 이야기하였습니다. 한가위는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봄에 씨를 뿌린 농부가 첫 수확을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수확한 것을 이웃들에게 나누는 것이 한가위인 것처럼 우리들의 삶도 영원한 생명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부자가 자신의 재물을 창고에 쌓아놓고 이웃과 나누지 않는다면 하늘나라에 갈 수 없듯이, 우리는 재물을 하늘의 창고에 쌓아야 합니다. 하늘의 창고는 우리 중에 가장 가난하고, 가장 헐벗고, 가장 굶주린 이들 가운데 있습니다.

 

2023년 한가위에 이민자들들 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민자들이 많은 브루클린 교구에서 이민자들의 공동체를 초대해서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봉사자를 시상하는 행사입니다. 브루클린 교구에는 한인 공동체가 4곳이 있습니다. 가장 크고 역사가 깊은 퀸즈 정하상 바오로 성당, 베이사이드 성당, 우드사이드 성당, 브루클린 성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성당이 있습니다. 이날 오후 6시에 있는 행사가 우천으로 취소되었습니다. 모두들 저녁 시간을 비워 놓았기 때문에 신부님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축일 축하파티가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이민자들을 위한 행사가 저에게 천사 축일에게 자리를 양보해 준 것처럼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생각지도 못한 시간에,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천사 축일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지하에 물이 고였습니다. 어떻게 청소를 할까 막막했는데 신부님들이 팔을 걷고 도와주었습니다. 내리던 비도 그치고 그렇게 한가위와 천사 축일이 지나갔습니다.

 

어제 저는 두려움과 믿음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두려움과 믿음은 반비례한다고 하였습니다. 두려움이 크면 믿음은 작아지고, 믿음이 크면 두려움이 작아진다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믿음과 희망을 말하고 싶습니다. 믿음과 희망은 비례하는 것입니다. 믿음이 강한 사람은 희망을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희망이 있는 사람은 믿음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강했기에 낯선 곳에서도 희망을 간직하였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강했기에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칠 수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는 곳에서도 희망을 간직하였고, 하느님께서는 그런 아브라함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희망은 모든 것이 평탄하게 이루어지는 곳에 있지 않습니다. 믿음은 모든 것이 충족되는 곳에 있지 않습니다. 뜨거운 사막에도 오아시스가 있다고 믿는 것이 희망입니다. 형제의 잘못을 일곱 번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해 주는 것이 믿음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을 믿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나이가 많았기에 자식에 대한 희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자식을 주셨고, 하늘의 별처럼 많아질 것이라고 축복해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은 늙은 나이에 귀하게 얻은 아들 이사악을 하느님의 뜻에 따라 제물로 바치려고 하였습니다. 아들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에게 민족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희망은 없었습니다. 다만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축복해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희망은 믿음이라는 뿌리에서 피어나는 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계명을 잘 아는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을 칭찬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한 말씀이면 종의 병이 치유될 것이라는 백인대상의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구원의 역사는 놀라운 능력과 업적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구원의 역사는 때로 부족하고, 나약한 사람들의 신앙 이야기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완벽함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능력과 업적으로 드러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부족함에도 감사하는 이들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결함이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들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잘못을 했지만 뉘우치는 이들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회당이나 관청이나 관아에 끌려갈 때, 어떻게 답변할까, 무엇으로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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