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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25 조회수199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루카 12,39-48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주인의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책임’을 느끼는 자세를 뜻하지요. 맡은 일에 대해 ‘책임’을 느끼게 되면 별 생각 없이 흘려버릴 때에는 보지 못했던 단점과 그 단점을 개선할 방법들이 보입니다. ‘좋은게 좋은거’라며 대충 넘어가던 것들도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다시 보게 되는, 넓고 깊은 시야가 생깁니다. 이런 ‘주인의식’을 지닌 사람은 어떤 일도 대충하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가 만족할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잘 하기 위해 매사에 정성을 기울이고 최선을 다합니다. 또한 자신에게 속한 물건들을 함부로 다루지 않고 아끼며 조심스럽게 사용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원’들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지 않고 가족처럼 존중하고 아끼며 사랑해줍니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만큼, 다른 사람들 역시 각자 삶의 주인으로서 소중한 존재임을 잘 알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오늘 복음의 비유에 나오는 ‘불충실한 집사’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집사’라는 책임에 충실히 임하지 않습니다. 욕망에 휘둘리고 유흥에 빠져들어 자신에게 맡겨진 소중한 재물들을  낭비하는가하면,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함부로 대하며 상처를 입히기까지 합니다. 주인은 그를 신뢰했기에, 그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랑과 자비, 공정을 실천하는 ‘관리자’로서의 소명에 충실히 임할 것을 기대했기에 자기의 모든 재산을 아낌없이 그에게 맡겼지만, 그는 ‘책임’은 나몰라라하고 욕망에만 휘둘린 것입니다. 즉 그는 ‘주인의식’이 결여된채로, ‘주인행세’만 하려고 한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그 불충실한 집사에게 내려질 엄중한 심판과 처벌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은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삶의 참된 기쁨과 행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그런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분의 자녀들인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따라야 합니다. 즉 욕망에 휘둘리지 말고,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재물과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해야 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기 삶의 ‘주인’이지 ‘주님’이 아닙니다. 내가 하느님께 받은 ‘은총의 집사’, ‘축복의 통로’로서의 소명을 망각하고 욕심에 눈이 멀어 스스로가 ‘주님’이 되려고 한다면, 무시무시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은총의 ‘관리자’이지 주인이 아닙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많은 재물과 능력을 부여받은 사람은 그것을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쓰지 말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써야합니다. 내가 하느님께 받은 축복이 큰만큼 내가 하느님을 위해 실천해야 할 소명도 큰 법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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