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29 조회수630 추천수6 반대(0)

성지순례 중에 감곡 매괴 성모 순례 성당엘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는 1914년부터 매년 성체현양대회가 있다고 합니다. 이 행사는 매년 10월 첫 목요일, 성대한 사제단의 행렬로 시작하여 미사와 함께 성체강복으로 끝난다고 합니다. 전쟁으로 인해 몇 번 중단된 적이 있어서 올해는 105번째 성체현양대회가 지난 105일에 있었다고 합니다. 성체성사에 대한 중요한 신심행사는 이곳을 찾는 모든 이에게 성체신심에 대한 믿음을 새롭게 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과 성체 공경을 표현하는 신심행위가 되고 있습니다. 성당 중앙의 제대 위에는 성모상이 있는데 그 성모상에는 표징이 있었습니다. 한국전쟁 때입니다. 북한군은 언덕 위에 있는 성당을 접수하였고, 성당을 부대로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성모상이 기분 나빴던 군인이 성모상에 총격을 가했습니다. 7발의 총알이 성모상을 관통했지만 성모상은 부서지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이에 겁을 먹은 북한군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저는 성모상에 있는 일곱 개의 총알구멍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하나는 성모님의 일곱 가지 고통입니다. 성모님은 헤로데의 박해를 피해 남편 요셉과 함께 어린 예수님을 안고 이집트로 피난 가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성모님은 시메온에게 가슴이 칼로 찔리는 것 같은 아픔을 겪을 것이라는 예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성모님은 예루살렘 성전을 다녀오던 중 예수님을 잃어버렸습니다. 성모님은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성모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예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성모님은 돌아가신 예수님을 품에 안았습니다. 성모님은 무덤에 묻히시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성모님의 일곱 가지 고통입니다. 다른 하나는 일곱 가지 죄의 뿌리입니다. 일곱 가지 죄의 뿌리는 교만, 분노, 시기, 음욕, 탐욕, 인색, 나태입니다. 성서는 일곱 가지 죄의 뿌리 때문에 하느님과 멀어지고, 넘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아담의 교만, 카인의 분노, 사울의 시기, 다윗의 음욕, 아합의 탐욕, 부자의 인색,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어리석은 처녀가 있습니다. 성모님은 고통을 하느님께 의탁하였고, 죄의 뿌리는 이겨내셨습니다. 저도 고통은 하느님께 의탁하고, 죄의 뿌리는 이겨낼 수 있도록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였습니다.

 

불가에서는 이런 가르침이 있다고 합니다. “깨닫기 전에 물을 길어오고 나무를 날랐다면 깨달은 후에도 물을 길어오고 나무를 날라야 합니다.” 깨달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일상의 삶 속에서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깨달았으니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깨달았으니 일상의 삶에서 깨달음을 드러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은 초월적인 삶에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은 세상을 떠나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겸손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조건 없는 나눔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겸손으로 뿌리를 내리고, 조건 없이 나누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이라는 결실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두 분의 신부님이 생각났습니다. 한분은 멀리 아프리카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하셨던 고 이태석 신부님입니다. 그분은 떨어지는 낙엽처럼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분의 숭고한 삶과 사랑은 더 많은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그분의 희생과 사랑은 믿지 않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앙의 깊은 의미를 생생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다른 한분은 꽃동네를 만드신 오웅진 신부님입니다.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은총이라고 이야기하신 오 신부님은 가난한 이, 병든 이, 버려진 이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따뜻한 삶의 울타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꽃동네를 후원하는 많은 사람들은 작은 정성을 통하여 나눔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혼을 하는 신랑과 신부가 축의금을 받으면서 그 축의금을 백혈병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기부하였다고 합니다. 부부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세계의 인구가 80억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많은 장애인들이 불편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많은 병자들이 고통 중에 있습니다. 우리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아직은 많이 있습니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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