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모든 성인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31 조회수588 추천수4 반대(0)

성지 순례 중에 우연히 아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한분은 31년 전에 혼배 성사를 했던 분입니다. 제가 사제서품을 받고 처음으로 혼배 미사 주례를 했습니다. 큰 딸은 시집갔다고 하니 세월이 그렇게 흘렀습니다. 그때는 앳된 청년이었는데 지금은 중년의 멋진 신사가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흰 머리의 사제가 되었습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많은 것이 변했지만 성지순례를 열심히 다니는 걸 보니 신앙은 더욱 깊어진 것 같았습니다. 30년 전에 본당 기획 분과 위원으로 봉사했던 형제님도 만났습니다. 70이 훌쩍 넘은 형제님은 성지순례를 오셨고, 제가 봉헌하는 미사에 함께 참례하였습니다. 평화의 인사를 하면서 제게 인사하였고, 저도 그제야 형제님을 알아보았습니다. 본당에는 많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형제님은 본당의 행사가 잘 진행 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 주었습니다. 주일학교 친구도 만났습니다. 저는 신학생이었고, 친구는 주일학교 교사였습니다. 친구는 서소문 역사박물관에서 해설사로 봉사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현실의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불의한 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고, 약한 이들의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친구는 순교자들의 열정과 영성에서 우리가 나가야 할 길을 찾은 것 같았습니다. 친구의 해설을 들으니 기뻤고, 감사했습니다.

 

오늘은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입니다. 성지 순례 중에 많은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황사영의 아내 정난주(명연)의 무덤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천국에서 헤어졌던 남편과 만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2살 때 헤어졌던 아들을 만나고 있을 것입니다. 밀양에서는 김범우의 무덤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명례방에서 함께 기도했던 형제와 자매들을 만나고 있을 것입니다. 거제에서는 유섬이의 무덤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아버지 유항검을 만나서 그리운 정을 나누고 있을 것입니다. 9살 때 헤어졌으니 사무치는 정이 더욱 컸을 것입니다. 해미에서는 이름 없는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들은 생매장 당했고, 물에 빠져 죽었고, 돌에 떨어져 죽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환한 웃음으로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베티에서는 최양업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부님은 부모님과 동생들을 만나서 그리운 정을 나눌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들었던 것처럼 순교자들은 큰 환난을 겪어 낸 사람들입니다.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하였습니다. 순교자들은 모두 부활하여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을 지내는 이유입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았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하느님처럼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사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행복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사람이 되어 오신 예수님처럼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행복을 말씀하십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이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하십니다. 이렇게 사는 사람은 본인은 물론 이웃들까지 변화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언제가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삶을 살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오늘 축일로 지내는 모든 성인들은 바로 그런 삶을 사셨습니다. 낙엽 지는 가을 뒤엔 반드시 눈 내리는 겨울이 오듯이 우리의 삶도 반드시 어떤 종점이 있습니다. 우리들 또한 신앙의 별이 되어서 우리 후손들에게 신앙을 물려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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