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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해인수녀님의 가을시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3-11-07 조회수296 추천수4 반대(0) 신고

 

가을 시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 반짝 윤이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 바래고,

향기도 옅어 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 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 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이 해인수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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