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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1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05 조회수146 추천수2 반대(0) 신고

[대림 제1주간 화요일] 루카 21,20-24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직원 복지가 좋기로 유명한 세계적 기업 ‘구글’의 뉴욕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힘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간식’ 휴게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준비한 간식이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왔지요. 간식 때문에 직원들의 건강상태가 나빠졌다는 겁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각종 초콜릿을 비롯해 견과류, 쿠키, 과자, 맥주 같은 것들이 잔뜩 비치되어 있는데, 직원들이 물 한 잔 마시며 쉬러 나갔다가 간식을 한움큼씩 집어가서 먹게 되었고, 그로 인해 직원들의 평균 허리둘레가 늘어났으며 체력도 떨어졌습니다.

 

그러자 간식 담당자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힘내서 열심히 일하라고 준비하는 간식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니 걱정이 커졌습니다. 그렇다고 명색이 ‘간식 휴게실’인데 물만 둘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간식 담당자는 간식을 놓는 위치를 바꿨습니다. 직원들의 눈 높이에 있는 선반에는 생수를 두고, 설탕이 들어간 탄산수나 초콜릿 같은 고열량 간식들은 아래쪽 냉장고나 반투명 유리 칸막이 뒤 편에 놓은 것입니다. 그렇게 7주 정도가 지나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설탕이 들어간 간식들의 소비량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그만큼 직원들의 평균 허리둘레나 체력 같은 건강상태도 눈에 띄게 개선되었습니다.

 

이만큼 우리 삶에서는 ‘무엇을 바라보고 사는가’가 중요합니다. SNS나 자극적인 영상물, 쇼핑 관련 컨텐츠 등을 주로 보는 사람들은 세속적인 유혹에 휘둘리기 쉽고, 도가 지나친 욕망과 집착이 심각한 ‘중독’으로 변질되어 파멸의 구렁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들지요. 그래서 예수님은 세상 것들에 시선을 빼앗기지 말고 당신을 보라고 하십니다. 어떻게 해야 더 많이 가질 수 있을지, 무엇을 해야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을지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해야 하느님과 그분의 뜻을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나를 통해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루어지게 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하느님과 그분 나라를 바라보고 살아야 헛된 것들에 빠져 길을 잃지 않고, 구원의 길을 끝까지 잘 걸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겸손의 눈을 떠야 하고, 그분 목소리를 제대로 알아듣기 위해서는 순명의 귀를 열어야 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알아보고, 그분 목소리를 통해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겸손의 눈으로 예수님을 보고 순명의 귀로 그분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랬기에 예수님을 모습을 보면서도 그분이 주님이심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그 안에 숨은 하느님의 뜻을 깨닫지 못했던 종교 지도자들과는 달리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삶 속에서 참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 점을 기뻐하시며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바치신 것이지요. 세상에서는 능력과 스펙이 대단한 소수의 사람들만 성공에 이르지만, 하느님 나라에서는 그 누구도 외적인 조건들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하느님 사랑에서 소외되지도 않습니다. 우리 모두를 구원하고자 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선하신 뜻에 따라 모두가 그분 날개 아래에서 진정한 위로와 참된 행복을 누립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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