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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13 조회수215 추천수4 반대(0) 신고

231213. 성녀 루치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서 배워라.”(마태 11,29)

 
오늘 <말씀 전례>에서 도드라진 표현은 “주겠다.” 라는 말씀입니다.
 
<제1독서>에서는 “그분께서는 피곤한 이에게 힘을 주시고, 기운이 없는 이에게 기력을 북돋아 주신다.”(이사 40,29)고 합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고 선언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이는 듣기만 하여도 벅찬 감격이 밀려오는 말씀입니다. 이 벅찬 초대는 ‘참된 안식’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얻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우쳐줍니다. 곧 ‘참된 안식’은 그것을 가지신 분으로부터 받게 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주시는 분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그것은 그분이 선사하는 선물이요, 사랑이요, 자비요, 호의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단지 “안식”에로 초대만 하시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며, 우리를 제자로 초대하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서 배워라.”(마태 11,29)
 
“멍에를 멘다.”는 말은 당시의 유대인 사회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를 말해줍니다. 당시의 팔레스타인의 ‘멍에’는 혼자 메는 것이 아니라, 항상 짝을 이루어 두 노역자가 함께 메게 되어 있듯이, ‘예수님의 멍에’는 예수님과 함께 메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예수님께서 저희와 하나가 되어 동행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과 함께 메는 ‘멍에’이기에 ‘그 멍에는 편하고, 그 짐은 가볍습니다.’(마태 11,30).
 
그러기에 우리가 진 ‘짐’은 우리를 짓눌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도와줍니다. 오히려 우리를 북돋아줍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은총을 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은총이 우리를 지고 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은총을 돕는 것이 아니라, 은총이 우리를 돕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우리를 지고 가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지 모범을 보여주는 스승만이 아니라, 함께 걸으시고 동행하시면서, 몸소 우리를 지고 인도하는 참된 스승이십니다. 단지 “길”을 제시하는 인도하는 스승이 아니라, “길” 자체이신 참 스승이십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제자 됨”이란, 단순히 예수님을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하나 되어 걸으며, “예수님의 마음”을 배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마음 곧 “양순하고 겸손하신 마음”(마태 11,29)을 선물로 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도 바오로의 고백처럼,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그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필립 2,5). 바로 그 마음 안에서, 우리는 그 ‘참된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이 안식을 향해 나아가는 순례자입니다.
 
주님! 오늘도 짐으로 하여 길을 가오니, 제게는 짐이 은총입니다.
당신의 사랑을 짊어지고 살아가게 하소서!
짐에서 당신의 생명이 피어나게 하소서!
가야할 길을 짊어지고 가는 당신의 제자가 되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마태 11,28)
 
주님!
나그네가 배낭을 짊어지듯, 당신은 저를 지고 나르고
저는 당신의 사랑을 지고 나릅니다.
짓누르는 것은 짐이 아니라 제 자신일 뿐,
짐을 지고 가는 이는 제가 아니라 당신일 뿐,
당신이 함께 걸으며 저를 짊어지고 갈 뿐,
사랑의 짐을 지고서야, 짐이 되어 업히고서야,
비로소 당신에게로 건너갑니다.
당신의 사랑, 당신의 죽음을 짊어지고 살아가게 하소서!
그 짐에서 당신의 생명이 피어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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