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2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14 조회수448 추천수6 반대(0)

가끔 미사를 봉헌하는 을 꾸지만, 며칠 전에는 아주 생생한 꿈을 꾸었습니다. 미국에서 사목하는 선배 신부님의 서품 4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였습니다. 신부님들이 10명 이상 모였고, 교우들도 많이 왔습니다. 신부님 중에 한분이 몸이 불편하신 장애인이었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주례 사제 옆에서 복사를 서는데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하였지만 제게는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미사에 함께하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제의를 깜빡하고 놓고 와서 다시 제의를 가지러 갔습니다. 교구청에서 5, 미국의 가톨릭평화신문에서 5년째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10년 가까이 본당을 떠나있었기에 그런 꿈을 꾼 것 같았습니다. 물고기는 물에 살아야 하듯이, 사제는 교우들과 함께 지낼 때가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한 것 같습니다. 황량한 사막에 오아시스가 있어서 먼 길 가는 나그네에게 위로가 되는 것처럼, 매 주일 함께 하는 부르클린 한인 성당의 미사는 제게는 오아시스와 같습니다.

 

지난 10월 한국에 휴가 갔을 때입니다. 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지내던 동창신부님이 20년 만에 본당신부가 되었습니다. 사제생활 32년 중에 10년은 유학 갔었고, 20년은 학생들을 가르쳤고, 드디어 첫 본당의 주임신부가 되었습니다. 신부님은 SNS에 교우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과 글을 통해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참기름이 고소한 것처럼, 신부님의 첫 본당 생활에 깨가 쏟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본당의 외벽을 도색한 이야기, 사목위원 연수 이야기, 시니어 아카데미 학생들의 공연 이야기, 레지오 단원들 훈화 이야기, 장례 미사 이야기, 혼배 주례 이야기, 주일학교 학생들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신부님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마치 먼 여행을 마치고 그리운 가족들의 품으로 온 것처럼 보였습니다. 행복은 거창한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모든 것이 충족되면서 시작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작은 것들에서도 감사할 때 시작되는 것입니다. 행복은 해야 할 것들을 마땅히 사랑할 때 시작되는 것입니다.

 

불행은 고난과 고통 속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불행은 결핍과 가난에서 시작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불편할 수 있지만 불행한 것은 아닙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듯이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결핍과 가난 속에서도 행복은 씨를 뿌리고 꽃이 피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불행은 어디에서 시작될까요? 오늘 제1 독서는 불행의 시작을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 네가 내 계명들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너의 평화가 강물처럼, 너의 의로움이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을 것을. 네 후손들이 모래처럼, 네 몸의 소생들이 모래알처럼 많았을 것을. 그들의 이름이 내 앞에서 끊어지지도 없어지지도 않았을 것을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에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에서 멀어지면 불행은 시작됩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잊어버리면 불행은 불쑥 찾아옵니다. 그렇습니다. 불행은 하느님의 뜻과 계명을 멀리하면서 찾아옵니다. 행복은 작은 일에 감사하고, 해야 할 일을 사랑할 때 찾아옵니다.

 

오늘 화답송은 그래서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합니다. 비록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고 하여도 아쉽지 않다고 합니다. 주님께서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불행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사랑하며 행복한 날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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