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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2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22 조회수163 추천수3 반대(0) 신고

[12월 22일] 루카 1,46-56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어느 덧 성탄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023년 한 해도 정말 얼마 안 남았지요. 한 해를 돌아보고 결산하는 이 시기에, 세상 사람들은 ‘재물’이라는 기준을 바탕으로 얼마나 이득을 혹은 손해를 보았는지를 따져보며 다음 해에는 손해를 더 줄이고 이익을 더 늘리기 위한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 신앙인은 그래서는 안되겠지요. 우리는 재물이 아니라 ‘신앙’을 기준으로 하느님과 함께 하는 기쁨을 얼마나 크게 또 자주 누렸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며,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 크게, 더 자주 신앙의 기쁨을 누리도록 그래서 하느님을 찬미할 일이 올해보다 많아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는데도 기뻐할 일이나 하느님을 찬미할 일이 없다면, 우리가 하느님 뜻에 깨어있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몸은 성당에 있어도 마음이 세상에 있어 하느님을 알지도 믿지도 따르지도 않고 제 멋대로 사는 이들을 부러워했다는 증거입니다.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요. 반면에 다행히 기뻐할 일들이 자주 있었다면, 그 기쁨을 그저 마음 속에만 묻어두고 조용히 혼자만 누릴 게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찬미를 통해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나의 믿음이 더 깊어지고 나의 신앙이 한 단계 성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배은망덕한 모습으로 신앙생활 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자신이 간절히 바라는걸 하느님께서 이뤄주시기만 하면 그분께서 요구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노라며 ‘공수표’를 남발하더니, 정작 자신이 바라던대로 되면 자기가 언제 그랬느냐고, 사람이 정말 급하면 무슨 말인들 못하느냐고 뻔뻔하게 오리발을 내밀지요. 또한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며 당신 능력과 힘으로 이뤄주신 것들을, 마치 자기 혼자 힘으로 다 이룬 것인양 그 일이 거둔 결실을 혼자서 몽땅 다 차지합니다. 그리고는 그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여기저기 자랑하기 바쁘지만, 정작 그 기쁨을 주신 분께는 감사를 드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참된 믿음을 지닌 사람은 자기가 이룬 모든 것들이 ‘하느님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먼저 그분께 감사의 기도를 바칠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그 일을 통해 자신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적극적으로 헤아리며 따르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생각하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어 하느님께서 우리 공동체를 위해 해주신 모든 좋은 일들에 감사드리며 하느님께 찬미의 기도를 함께 바치겠지요.

 

그것이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이 하느님께 찬미의 노래를 바치시는 이유이자 의미입니다. 마리아는 먼저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큰 일을 해주셨음에, 곧 부족한 자신을 구세주의 어머니라는 복된 자리에 불러주시고, 그에 필요한 은총까지 베풀어 주셨음에 감사를 드리신 다음,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과 자비가 자기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기를 넘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질 것을 미리 내다보며, 부족한 자신을 통해 그런 놀라운 일을 이루실 하느님께 찬미의 기도를 바치시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성모님이 누리시는 기쁨 그 자체가 아니라, 성모님이 기뻐하시는 이유 즉 ‘기쁨의 원천’이 무엇인가입니다. 성모님은 그저 자기가 원하는 뜻을 이루는 것으로는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없음을 분명히 아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이러저러한 것들을 해달라고 요구하시지 않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뜻이 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분 뜻에 자기 자신을 맡겨드렸습니다. 우리 삶의 의미는 그렇게 실현되는 것입니다. 참된 기쁨이란 나를 만드신 분께서 나에게 바라신 뜻이 나를 통해 이루어지는데에서 찾는 보람과 의미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뜻으로,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갈 때 가장 기쁩니다. 또한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바침으로써 그 기쁨이 성숙되고 완성됩니다.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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