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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2-25 조회수421 추천수6 반대(0)

한국 교회에는 없는데 미국 교회에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종신부제입니다. 한국 교회에서 부제는 사제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1년 정도 있다가 사제 서품을 받습니다. 부제의 직무는 말씀을 선포하는 강론, 혼배성사 집전, 세례 집전, 봉성체가 있습니다. 저는 부제 때, 주로 말씀을 선포하는 강론을 하였습니다. 미국 교회에서 종신부제는 5년간 신학 교육을 받은 후에 부제품을 받습니다. 종신부제들은 사제가 파견되지 못한 지역에서 다양한 사목을 하고 있습니다. 종신부제는 예비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칠 수 있으며, 세례성사도 줄 수 있습니다. 혼인예식도 거행할 수 있고, 장례 절차의 여러 예식을 주도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체와 관련해서 축복예식도 할 수 있으며, 봉성체와 성체 강복 등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사제가 미국 교회에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현지 교구와 한국에서 파견된 사제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부제는 본당에서 훌륭한 보좌역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도 언젠가 종신부제 제도를 받아들일 때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교회사에서 빛나는 부제들은, 오늘 축일을 지내는 최초의 순교자 스테파노가 있고, 가난한 이들에게 헌신했던 라우렌시오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제의 역할이 축소되었던 중세시기에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도 부제였습니다. 제가 있는 부르클린 한인성당에도 지난 5월에 종신부제가 탄생했습니다.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 온 형제님입니다. 형제님은 주일학교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온화한 성품과 성실함으로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부제품을 받은 후에 매 주일 영어미사에 강론을 하고 있고, 한국어 미사에는 한 달에 한번 강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미사에 강론은 한국어와 영어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는 청년들을 위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본당 주일학교 복사들과 함께 신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학생들이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17일에는 교우들을 위해서 대림특강도 해 주었습니다. 기혼인 종신부제가 교회를 위해서 봉사하기 위해서는 배우자인 아내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부제품을 받기 전에 배우자와 함께 피정을 하고 있습니다. 부제의 역할이 무엇인지 배우자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오늘 첫 순교자 스테파노 부제의 축일을 지내면서 고인이 되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을 생각합니다. 저는 김수환 추기경님과 아름다운 기억이 있습니다. 1999년 저는 적성 본당의 주임신부로 있었습니다. 저는 추기경님께 대림특강을 해 주실 수 있는지 편지를 보내드렸고, 추기경님께서는 대림특강은 물론 미사까지 해 주시겠다고 답장을 주셨습니다. 무척이나 바쁘신 추기경님께서 기꺼이 시간을 내 주신 것은 적성 성당이 당시 서울대교구에서 가장 작은 성당이었기 때문입니다. 강의와 미사를 함께 해 주셨고, 교우들이 정성껏 준비한 저녁까지 맛있게 드셨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따뜻한 사랑을 듬뿍 주시고 가셨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언제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생각하셨고, 그분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해마다 성탄절에는 가난한 분들이 많이 사시는 달동네에 가셔서 성탄절 미사를 봉헌하기도 하셨습니다. 권력의 힘에 밀려서 성당을 찾아오시는 분들을 위로하셨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힘들고 어려운 시대에 사람들에게 희망을 이야기 하셨고,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께서 남겨 주신 우산이라는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삶이란 우산을 펼쳤다 접었다 하는 일이요/ 죽음이란 우산을 더 이상 펼치지 않는 일이다./ 성공이란 우산을 많이 소유하는 일이요/ 행복이란 우산을 많이 빌려주는 일이고/ 불행이란 아무도 우산을 빌려주지 않는 일이다./ 사랑이란 한쪽 어깨가 젖는데도 하나의 우산을 둘이 함께 쓰는 것이요/ 이별이란 하나의 우산 속에서 빠져나와 각자의 우산을 펼치는 일이다./ 연인(戀人)이란 비 오는 날 우산 속 얼굴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요/ 부부란 비 오는 날 정류장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다./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갈 줄 알면 인생의 멋을 아는 사람이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는 사람에게 우산을 내밀 줄 알면 인생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비요/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 우산이다./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의 우산이 되어 줄 때/ 한 사람은 또 한 사람의 마른 가슴에 단비가 된다.” 오늘 하루 희망의 우산, 나눔의 우산, 위로의 우산, 친절의 우산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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