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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용서받아야 할 우리는 / 연중 제1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13 조회수68 추천수1 반대(1)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용서받아야 할 우리는 / 연중 제1주간 토요일(마르 2,13-17)

 

예수님께서 세관 앞을 지나시다 알패오의 아들 레위를 보시고 이르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그는 일어나 따랐다. 당시 세리들은 세금을 직접 거두어들이는 하급 관리들이다. 그들은 이교도들의 식민통치에 협조하고 또 그 가운데에서 많은 이가 부당하게 징세를 해, 주변에서 많은 멸시와 미움을 받는 처지였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그들은 이따금 죄인으로 취급받았단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그의 집에서 음식을 드시게 되었는데, 많은 세리와 죄인도 자리를 함께하였다. 그들이 예수님을 많이 따르고 있었기에. 그래서 바리사이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께서 그들과 음식 잡수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저 이는 어째서 저들과 음식을 먹는 것이오?” 예수님께서는 이 말에 그들에게 이르셨다. “건강한 이들께는 의사가 필요 없고 병든 이들께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보다 죄인을 더 부르러 왔다.” 어둠 속에 빛을 밝히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이처럼 우리 주님께서는 매사를 사랑의 시각으로 보신다. 세리도 주님의 자녀라는 것이다. 어쩌면 초기부터 교회는 이른바 완전하고 바른 이들로 시작된 곳이 아니었다. 병원에 환자들이 모이듯, 비천한 죄인들이 모여 교회가 되었다. 물론 어부와 세리도 힘없었지만, 예수님 부름에 상처 난 그들은 위로받아 치유되었다. 약함과 죄스러움이 오히려 주님께서 부르시는 장소였다.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스스로가 죄를 전혀 짓지 않은 한없이 의로운 이라고 막연히 여긴다. 그러나 많은 이가 실은 그렇지 않을 게다. 죄 많은 이들이 모여든 교회가, 칭송받는 인물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본성이 정녕 잘났기 때문이 아닐 것이다. 오로지 죄인들을 사랑하시고 그들의 회개를 끈질기게 바라시는 하느님 자비 덕분이리라. 그것이 예수님 가르침이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더 사랑하셨다. 그래서 그들은 늘 무리를 이루며 따랐다. 의인을 사귀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구하러 오신 그분 삶에서 우리를 되돌아보자. 우리는 성경에서의 위대한 이들은 전혀 죄짓지 않은 의로운 이라고 막연히 여기지만, 많은 이가 그렇지 않았다는 걸 그들 삶에서 알게다. 신앙의 선조 아브라함은 이집트에서 아내 사라를 여동생이라 속여 목숨을 부지하였다. 통일을 이룬 다윗은 욕정에 이끌려 우리야를 죽이고 그의 아내 밧 세바를 기어이 아내로 삼았다. 예수님 수제자인 베드로도 막판에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며 시침을 떨었고,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역시 초기에는 교회를 박해하던 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세리인 레위를 당신 제자로 삼으시고는 그 많은 죄인, 세리와 함께 음식을 나누신 것은, 그들에 대한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셨기 때문이다. 어쩜 고해소 찾는 걸 두려워하는 우리도, 진짜 용서받아야 할 죄인이 아닐까? 이제라도 우리 자신도 죄인이 아닌지, 나아가서 영적으로 정말 건강한지를 잘 살펴보아야 할 게다.

 

아무튼 하느님 앞에 그 누구도 의인이라 자처할 이 없다. 우리는 그분을 닮아 영원을 향하도록 부름을 받았지만, 여전히 삶에서는 그분을 벗어나려는 경향이 득실거린다. 하느님을 외면하는 이들에게 죄의식은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믿는 이에게는 그분의 현존을 늘 기억하게 한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선택의 순간들이 있다. 스스로 의인인 척하는 위선의 삶과 스스로 죄인임을 인정하고 하느님 자비를 청하는 삶이 있다.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떤 삶을 선택하고 있을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알패오,세리,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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