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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 부르심을 모르는 이들에게 / 연중 제2주일[나해]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14 조회수128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느님 부르심을 모르는 이들에게 / 연중 제2주일[나해](요한 1,35-42)

 

요한이 두 제자와 있다가, 예수님께서 지나가시기에 말하였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그들은 예수님을 따랐다. 그분께서 그들이 따르는 것에, “무엇을 찾느냐?”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라삐, 어디에 묵으십니까?”하고 말하였다. 라삐는 스승님을 지칭한다. 예수님께서 와서 보아라.”하시니, 그들은 그분께서 묵으시는 곳에서 그날 함께 묵었다. 때는 오후 네 시쯤이었다. 두 제자 중 하나는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였다. 그는 형을 만나,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하고 일렀다. 메시아는 그리스도를 뜻한다. 그가 형을 예수님께 데려가자, 그분께서 이르셨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구나. 앞으로 너는 케파라 불릴 게다.” 케파는 베드로를 뜻한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부르시며 눈여겨보시고는 무엇을 찾느냐?”며 말을 거셨다. 그리고는 와서 보아라신다. 능동적인 기질을 가진 안드레아는 예수님께 단도직입으로 대화를 텄고, 그 밤 그분과 함께 그곳에서 묵었다. 예수님과 함께 한 그 시간이 얼마나 감동적이었던지, 만남의 시각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그리고 그가 이분이야말로 메시아시다!’라는 고백까지 하는 것만 보아도, 묵은 곳에서 적어도 엄청난 그 무언가가 있었을 게다. 아무튼 제자들은 예수님을 만나 무엇을 찾았고, 무엇을 보았을까?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라는 안드레아의 확신은 예수님과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그의 이끌림에는 보이지 않는 미지의 그 무언가가 있었으리라.

 

그리하여 동생 안드레아의 소개로, 그의 형 시몬도 예수님을 만난다. 놀랍게도 예수님께서는 처음 만난 그의 이름을 바꾸라셨다. 아버지 요나가 지어준 시몬대신에 베드로.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예사로운 게 아니다. 자신을 숨기고 싶을 때, 또는 지난날을 없애고자 할 때 이름을 바꾼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그 암시를 주셨다. ‘시몬은 죽었으니, 이제 너는 베드로로 다시 태어나라.’라는 뜻이리라. 이렇게 두 분의 만남은 이름을 바꾸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만남은 베드로의 운명을 바꾼다. 바위는 흔들리지 않는다. 언제나 그 자리에 묵묵히 있다. 계절 내내 한결같은 그 모습으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이 모습을 원하셨던 것이다.

 

사실 예수님 제자들은 그분을 메시아로 믿고 따른 자신들의 속내에, 스승으로부터 세속적인 영광과 성공에 대한 바람이 없지 않았을 게다. 그렇지만 결국 그들은 십자가에 매달리신 주님의 죽음과 부활로 참된 진리를 늦게나마 깨달았으리라. 그래서 그들은 스승의 가르침과 자신들에게 부여한 사명에 목숨 걸고 달리고 또 달렸으리라. 우리는 그들의 선교로 부름을 받았다.

 

그리하여 우리도 세례성사와 함께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했다. 그리고 새 이름도 그저 받았다. 지나고 보면 정말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었던바꾸어야 했던 이름이었다. 이처럼 베드로 사도만이 이름을 바꾼 게 아니다. 그분께서 시몬에게 준 이름처럼, 우리도 새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고자 바꾸었다. 예수님께서 작명해 주신 이름이다. 새 이름에 부합된 삶인지 늘 살피자.

 

그리고 부르심 받은 그 초심을 잊지를 말자. 행여 세속에 빠져 허우적일 때에도, 회개와 속죄로 응답할 수 있도록 깨어 살아가는 믿음만은 늘 새기자. 가끔은 우리도 하느님 부르심을 알아듣지 못할 때가 있을 게다. 이때는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꼭 요구되리라. 사무엘에게 엘리가, 베드로에게 안드레아가 필요하였듯이. 그렇지만 하느님 부르심을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미약하나 우리역시 작은 초석이 될 수도. 그들도 부르심 받으려면 우리 도움이 필요할 터이니.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어린양,라삐,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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