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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새 부대에 담을 때에만 참 기쁨이 / 연중 제2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15 조회수85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새 부대에 담을 때에만 참 기쁨이 / 연중 제2주간 월요일(마르 2,18-22)

 

이는 예수님 말씀인 새것과 유다교인 헌것을 단식 논쟁에 비추는 것이다.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단식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와, “요한과 바리사이 제자들은 단식하는데, 선생님 제자들은 어째서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하면 단식할 수는 없지 않으냐? 그러나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오리라. 그러면 그때에 그들도 단식할 게다. 새 천을 헌 옷에 깁지는 않는다. 그러면 헌 옷에 기워 댄 새 헝겊에 옷이 땅겨 심하게 찢어진다. 또 새 포도주를 헌 가죽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도 부대도 버린다. 새 포도주는 반드시 새 부대에 담아두어라.”

 

예로부터 이루고 싶은 중대한 일이 있을 때마다 먹고 마시는 것을 최대한 절제했다나. 일종의 단식이다. 이는 하늘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나. 이렇게 단식은 수단이요, 은총을 얻는 방법이다. 예수님은 단식은 새로운 마음으로 하란다. 바리사이들은 단식 자체를 맹종하고 강요했지만, 예수님은 그게 아니라신다. 사랑을 위한 믿음이어야지, 고통을 위한 믿음은 안 된다는 거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단식할 때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만으로 보이려들지 말라시며, 오직 하느님께만 드려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하느님의 의로움과 사랑을 실천하는 게 단식이란다.

 

사실 단식은 육체적 수련 행위일 따름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올바른 단식에 대해 언급하셨다. “너희는 단식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드러내려고 찌푸린다. 그러니 단식 때는 머리에 기름 바르고 얼굴은 씻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으실 것이다.” 그러기에 예수님 제자들은 그분과 함께 있는 동안 단식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예수님과 구원의 혼인 잔치에서 하느님 나라의 기쁨과 평화를 누리고 있었기에. 다만 그분께서 수난을 겪으시고 돌아가셨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그들은 비통해하며 단식하였다. 따라서 참된 단식은 예수님 수난에 참여하며 회개하는 행위이리라.

 

아무튼 우리는 늘 새롭게 변화하고 회심하고 싶어 하나, 그게 생각대로 그리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이는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나 자신이 너무 낡고 고집스러우며,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기에. 어쩌면 종교적 의미에서 단식은 흔히 육신의 배부름과 욕망에서 생긴 영의 혼탁함에서 벗어나 맑은 정신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고행으로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행위다.

 

그렇지만 예수님 시대에 단식은 종교적 의미보다, 이민족의 지배에서 유다인들이 민족적 정체성을 지키는 율법이자 사회적 계약으로 전락하여, 단식의 참된 의미도 사라졌다. 그리하여 바리사이들은 예수님 제자들이 단식하지 않는 것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단식의 참된 의미를 되살리셨다. 따라서 예수님과 함께 기쁨을 누리는 이들, 곧 그분 말씀과 함께 기쁨을 누리는 이들에게 단식 행위는 마치 잔칫집에서 음식을 함께 나누는 기쁨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들은 이러한 예수님에게서 당혹감과 불편함을 느껴 시기와 미움이 치솟았다.

 

이처럼 새것과 헌것에는 차이가 드러났다. 사랑은 인간의 부족함과 한계에 겪는 그 고통에 함께하며 안아주는 것이다. 이렇게 사랑은 나와 그들을 묶는 거다. 지금 내 삶의 기쁨을 어디에서 찾는지를 돌이켜보자. 이웃의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에서 참 기쁨을 느낀다면, 그건 성숙한 신앙인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을 새 부대에 담을 궁리를 새로이 해야만 할 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단식,새것,새 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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