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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우리는 지금 어디에 미쳤는지 / 연중 제2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20 조회수146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는 지금 어디에 미쳤는지 / 연중 제2주간 토요일(마르 3,20-21)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모여, 예수님 일행은 음식조차 들 수 없었다. 그런데 예수님 친척들이 소문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기에. 예수님 친척들이 그분을 미쳤다면서 붙잡으러 온다. 그도 그를 것이 요셉 성인이 베들레헴에서의 다윗 집안이었기에, 그 문중도 쾌나 넓고 집안 자체도 모르긴 몰라도 다양한 계층으로 이루어져 있었을 게다. 물론 온 이스라엘에 걸쳐 쪽수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목수 집안의 하나뿐인 아들이 나이가 차서는 집안 돌보기는커녕, 집을 나가더니 어부들과 세리, 열혈 당원들과 패거리 만들어 스승자처하면서 정처 없이 나다니는 꼬락서니가 마치 미친 이의 행동으로 보았을 수도. 이는 가문의 영광을 안기기는커녕 다윗 집안에 흠집만 남긴 꼴이니, 붙잡으러 나섰을 것이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기적 일으키고 말씀 전하는 것보다 사회 지도층에 도전하고 막말 막 해되며 군중을 몰고 다니는 이로 비쳐졌을 수도. 그러기에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한 그들은 예수님을 미쳤다면서, 가문에 먹칠을 한다고도 여겼을 것이다.

 

무엇에 깊이 열중하고 남들 보기에 평범하지 않게 살 때, 세상은 미치지 않고서는 어찌 저렇게!”라고 가끔 표현도 한다. 우리도 미치도록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무엇에 미치느냐가 참 중요하리라. 도대체 혈육이란 무엇일까? 부모 형제 친척은 떨어질 수 없는 인연이다. 친척들이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여기고는 그분을 찾아 나섰다는 것에는 일부 공감하고 좋은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이는 혈연간의 최소한의 끊을 수 없는 인연을, 이해해 주어야만 할 경우도 있기에.

 

암튼 그 많은 군중이 예수님께 모여들었기에, 그들은 음식조차 드실 수 없을 정도였다나. 어찌하여 예수님 일행에게 모여들었을까? 사실 친척들은 예수님을 평범한 목수의 아들이라고만 여겼다. 그런데 힘없는 이들은 예수님께서 병자들을 낫게 하고 마귀를 쫓아낸다는 기적을 듣고는 예수님을 마치 구원자인 메시아로 여겼다. 그러나 친척들은 시기하는 사람마냥 의아하게 생각하며, 혹시 나쁜 영의 힘을 빌려 그런 짓을 하는 것이 아닌지 남다르게 우려했다. 특히 주위의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께서 마귀 우두머리의 힘으로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보았기에. 그래서 친척들은 예수님께서 세리, 죄인들과 어울린다는 말에, 미쳤다고 생각하게 된 것일 게다.

 

어쩜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된 이들, 권력과 재물에 미쳐 있는 이들을 정상으로 보는 사회라면, 분명 예수님은 미친 이어야만 할 게다. 이는 단지 예수님 시대의 이야기만이 아닌, 오늘을 사는 우리네 사회 한 단면이기도 하리라. 물질적 탐욕으로 끊임없이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꾼들, 자신들 기득권 지키려 온갖 수단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큰 짐 지우는 이들, 정의를 가장해 권력누리는 사이비 지도자들, 마치 이런 미친 세상을 정상이라 주장하는 지금이 아니던가.

 

어떤 세상 가치와도 바꿀 수 없는 하느님 진리에 미친 순교자들, 가난하고 헐벗은 이웃들에게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넘긴 성인들, 정의를 지키고 인권을 보호하려고 자신의 안위를 버린 이들, 소외된 이웃에게 남모르게 봉사하는 이들, 이 모든 이가 진리에 빠진 이들이다. 마치 예수님 닮은 자비를 드러내는 분들이다. 사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 끊임없이 비우고 이웃 모습에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지혜를 갖자. 우리도 정의와 평화, 사랑과 자비에 미치도록 빠져야만 할 게다. 지금 예수님 모시는 우리는 정녕 어떤 모습인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친척,목수,미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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