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21 조회수480 추천수6 반대(0)

저는 성격상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편입니다. 물건을 주문했을 때, 좀 크면 큰 대로, 좀 작으면 작은 대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너무 작아서 불편하면 남을 주기도 합니다. 요즘 반품을 하면 다 받아준다는데 그렇게 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관심이 별로 없어서인지, 재능이 없어서인지 세심히 살피지 못하고, 틀린 부분을 찾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냥 주어진 대로 사는 편입니다. 방 안의 물건들도 5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진중한 편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게으른 편입니다. 며칠 전입니다. 전문가보다 더 세심하게 잘못된 부분을 찾아낸다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이 그분의 말을 수긍은 하면서도 자존심 때문인지 고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남들은 그냥 넘어가는 것들도 본인의 눈에는 잘 보이는 것이 때로 힘들다고 합니다. 그것을 말했을 때 상대방이 수긍을 하기 보다는 자존심 때문에 감정이 상하는 것을 볼 때가 힘들다고 합니다. 본인의 성격과 본인이 하는 일의 특성 때문에 그리 된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2024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성격이신지요?

 

예전에 직장인들이 좋아하는 상급자의 유형을 읽었습니다. 가장 힘든 상급자는 똑똑한데, 부지런한 상급자라고 합니다. 그분들을 따라가려면 쉴 틈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교회에도 비슷한 말이 있습니다. “성인 밑에 있으면 순교자가 된다.” 본당 신부님이 성인처럼 지내면 보좌 신부님과 신자들은 거의 순교자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좋은 상급자는 똑똑한데 게으른 상급자라고 합니다. 똑똑하기에 일에 실수는 없고, 업적도 낼 수 있지만, 회식도 자주하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대로 좋은 상급자는 멍청한데 부지런한 상급자라고 합니다. 멍청하기에 문제는 생기지만 그런 대로 뒷감당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지만 걱정이 되는 상급자는 멍청한데 게으른 상급자라고 합니다. 아주 편하기는 한데 부서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5년 동안 신문사에 있으면서 저는 어떤 유형의 상급자였는지 돌아봅니다. 팬데믹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으니 아주 멍청한 상급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많은 실적과 업적을 쌓은 것도 아니니 아주 부지런한 상급자도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유형의 상급자인지요? 여러분은 어떤 유형의 상급자를 좋아하시는지요?

 

오늘 독서는 이스라엘 왕 다윗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사무엘은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주었습니다. 다윗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메시아즉 기름부음 받은 자였습니다. 다윗은 거인 골리앗을 이길 정도로 싸움에 능한 군인이었습니다.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사울 왕이 하느님께 축복 받은 왕이라는 이유로 몇 번씩이나 살려주었습니다. 다윗은 부하의 아내를 탐하였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충성스러운 부하를 전쟁터에서 죽도록 하였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나탄 예언자의 말을 듣고 뉘우치던 왕이었습니다. 권력의 정점에서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들의 반란으로 피난을 가야 했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랑하는 왕입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을 통일했던 왕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완벽한 왕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수 있는 겸손한 왕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던 솔로몬은 하느님께 재물보다, 권력보다 지혜를 청하였습니다. 지혜로웠던 솔로몬 왕은 재물과 권력을 얻었지만 하느님 앞에 겸손하지 못했기에 이스라엘은 분열의 길을 걷게 됩니다.

 

2024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잘못한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뉘우 칠 수 있는 겸손함을 청하면 좋겠습니다. 마음먹은 것은 끝까지 할 수 있는 용기를 청하면 좋겠습니다. 나의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청하면 좋겠습니다. 신앙의 길을 충실하게 걷겠다는 다짐으로 아서 휴 클러프 시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제목은 투쟁이 소용없다고 말하지 마라.’입니다. “투쟁이 소용없다고 말하지 마라. 노력과 상처가 부질없고, 적은 약해지지도, 패배하지도 않았으며, 세상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하지 마라. 희망이 멍청하다면, 두려움은 거짓을 말한 것이리라, 보이지 않는 저 연기 속에서, 네 전우들은 지금도 도망치는 적군을 뒤쫓고 있다, 그리고, 너 없이도, 승리를 거두리라. 지친 파도들이 헛되이 해변에 부서지며 안간힘을 쓰며 한 치 앞을 못 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 먼 뒤쪽으로, 개울과 작은 만을 이루며, 바다가 소리 없이 밀려들고 있지 않은가. 동이 틀 때, 햇빛은 동쪽 창으로만 들어오지 않으며, 태양은 앞에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떠오르지만, 하나 서쪽을 보라, 온 대지가 밝게 빛나지 않는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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