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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바꾸어야만 그분 은혜를 / 연중 제4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1-31 조회수124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바꾸어야만 그분 은혜를 / 연중 제4주간 수요일(마르 6,1-6)

 

안식일 예수님께서는 나자렛에서 가르치셨다. 많은 이가 놀랐다. “저 이는 어디서 저것을? 어찌 저런 기적들이! 저 이는 목수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와는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여기에 사는데?” 그러면서 못마땅하단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그곳에서 몇몇 병자를 고치시고는 아무 기적도 일으키시지 않았다. 그리고 믿지 않는 것에 매우 놀라시며 마을을 떠나셨다.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에 계셨다가, 이제 안식일에 고향 회당에서 가르치신다. 그런데 비슷하면서도 두 지역 서로 묘한 대조다. 두 회당에서 모두 놀라지만, 그 이유는 다르다. 카파르나움에서는 율법 학자들과 달리 권위 가진 것에 많은 이가 놀라지만, 고향에서는 자기들과 별반 차이 없다고 생각하는 마을 분들에 대해 예수님께서 몹시 놀라시는 것이다. 카파르나움에서는 율법 학자들이, 고향 나자렛에서는 오랜 안면을 가진 분들이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긴 거다.

 

이 놀람 끝도 대조적이다. 카파르나움에서는 예수님께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셨는데, 정작 당신 고향 나자렛에서는 몇몇 이들의 치유밖에는 하지 않으셨다. 두 지역은 왜 그리 다를까? 고향에서는 예수님에 대한 그들만의 선입관 때문일 게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학벌이 변변찮으시다는 것을, 더군다나 능력을 지닐 만한 직업도 없다.’란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예수님을 잘 알고 있다는 그것이, 큰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기쁨의 열매를 맺을 수 없었다.

 

과연 우리도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예수님을 바라볼까? 우리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익숙함은 때로는 너무 쉽게 해석된다. 그래서 우리는 주위의 아주 익숙한 것의 참된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더욱이 편견에 잡혀서 진실을 못 본다. 이렇게 고향 사람들은 고정 관념 탓에 그분을 믿지 못한다. 예수님 소년 시절을 떠올리며 엉뚱한 상상만 한다. “저 이는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등과는 형제간 아닌가?” 수군거리며 비꼬는 게, 더는 못 믿겠다는 거다. 기적의 소문을 인정할 수 없단다.

 

예수님께서도 저들의 저 무시무시한 편견에 놀라신다. 그것은 이미 굳어진 고정 관념과 편견이 변화를 허락지 않기에. 사실 이웃과 따스한 정 나누고, 친구와 우정을 나누며 대화하는 것은 우리의 평범한 하루하루 생활에서는 아주 소중한 체험들이다. 그렇지만 이 일들을 신앙의 눈으로 보면, 바로 거기에 소중한 구원의 현실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게다. 깨어 있는 신앙인은 비록 익숙하고 작은 것처럼 보이는 것에서도 하느님의 손길, 하느님 구원을 거기에서 느끼리라. 따라서 세속의 눈에서 신앙의 삶으로 시선을 옮길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달리 보이니까.

 

그렇지만 이는 지난 일은 이미 가버린 것이기에, 지금부터 새 시각으로 새롭게 믿자. 다시 말해 지난 것을 지나간 것으로 인정하고서, 지금과 다음은 바뀔 수 있다 여기자. 물이 흐르지 않으면 썩기 마련, 변화를 거부하면 결국은 퇴보다. 우리 삶은 변화의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성숙한다. 아픔을 겪지 않고는, 변화는 영영 싹트지 않을 게다. 아마도 나자렛 고향 사람들이 생각을 바꾸었더라면, 주님 기적으로 풍요로움을 체험했으리라. 지금 우리도 그분의 그 은혜를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느님 기적은 그 능력이 나를 움직일 수 있음을 믿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지금 내 모습이 편견과 아집으로 굳어진 고집불통이 아닌지 되돌아보면 참 좋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고향,목수,선입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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