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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들여다보기] 감실 : 하느님 현존의 장소 성전에 들어서면 불이 들어오는 곳이 보입니다. 바로 감실(龕室)입니다. 감실 안에는 성체를 담은 성합이 있고 그 밑에는 성체포가 깔려있습니다. 이 단어는 유교에서 기제사의 대상이 되는 조상의 신주를 주독(主櫝)에 넣어서 모셔두는 시설을 뜻합니다. 불교에서는 시신을 화장한 후 나오는 뼈나 사리를 보관하는 작은 공간이나 함을 감실이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신앙이 전파되면서 성체를 모셔두는 장소를 감실이라는 말로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실을 라틴어 tabernaculum이라 하는데 천막, 초막을 의미합니다. 구약에서는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약속의 땅으로 가는 길에 하느님께서 스스로를 나타내시고 그들 가운데 머문 이동식 장소, 곧 성막(聖幕)을 뜻하는 말입니다(탈출 26장). 이 성막은 솔로몬 시대에 이르러 성전으로 자리 잡습니다. 초대교회 때는 박해의 위험이 늘 있었으므로 안전을 위해 성체를 집안에 모셨습니다. 그러다 313년 박해가 끝나고 신앙의 자유를 누리게 되면서 성체를 성당에 모셔두다가 8세기경부터는 제단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감실은 임종을 앞둔 사람들이나 병자들을 위한 성체를 보관하고,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공경하게 하기 위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성체가 보존되는 성당은 매일 적어도 몇 시간 동안 신자들이 성체 앞에서 기도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야 합니다.(교회법 제937조) 성체가 보존되는 감실은 성당이나 경당 안에서 눈에 잘 띄는 뛰어난 곳에 아름답게 꾸며져 기도하기에 적합하게 설치되어야 하며(교회법 제938조) 감실 앞에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표시하고 현양하는 특별한 등불이 항상 켜져야 합니다.(교회법 제 940조) 아울러 감실은 견고하고 불투명한 재료로 만들어 고정시키고 잠가 놓아 모독의 위험이 최대한 예방되어야 하며 성당이나 경당을 관리하는 사람은 성체가 보존되는 감실의 열쇠를 잘 보관하도록 늘 준비해야 합니다.(교회법 제 940조) 미사 전과 후 그리고 일상 중에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감실 안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보면 어떨까요? [2026년 1월 4일(가해) 주님 공현 대축일 대구주보 4면, 배재영 안토니오 신부(교구 문화홍보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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