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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더 다가가기만 하면 / 연중 제4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01 조회수121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더 다가가기만 하면 / 연중 제4주간 목요일(마르 6,7-13)


살면서 필요한 게 생각보다 그렇게 그리 많지 않단다. 때로는 부유와 풍족함이 오히려 우리 정신을 맑게 하는 데 방해가 된다. 운동선수들은 때로는 마음을 완전히 비운단다. 무아의 상태에서 경기에 임하려 애쓴다. 점수에 집착하면 흔들리기에. 내기하면 이기던 이도, 큰돈에 눈이 멀어 가끔 실수도 한다. 그간 죽자 살자 피땀 흘리며 익힌 실력에 관계없이, 그만 눈앞의 돈에만 혼쭐을 두었기에. 이렇게 마음을 딴 곳에다 두다보면 행동도 자연 뒤틀리기 마련일 게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파견하셨다. 길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빵, 여행 보따리, 전대에 돈도 지니지 말라셨다. 신발은 신되 옷은 두 벌 껴입지 말라셨다. 그분께서 파견하는 제자들께 내린 명심할 지침이다. 그리고 혼자서가 아니라 둘씩 짝지어서다. 이렇게 마음을 합치라는 걸 알게 된다. 넉넉한 노자와 든든한 보따리 같은 것에 마음 두지 말라는 것은, 그만큼 결연한 결심과 온전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뜻이리라.

 

사실 떠날 때에 신발은 신되 지팡이 외에는 가져가지 말라는 것은, 먼 길 낯선 험한 지형을 걷기 위해서, 또 맹수의 위협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일 게다. 아니면 나만 믿고 두려움을 버려라.’는 뜻일 수도.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파견 여정에 필요한 이 모든 것이 하느님에게서 주어진다는 것과 선교 임무가 전적으로 하느님의 돌보심에 이루어짐을 강조하기 위함일 게다.

 

우리에게도 이런 선교 사명이 분명히 주어졌다. 무엇보다도 선교에서 가장 필요한 건 자신의 포기이다. 이는 온갖 유혹에서 벗어나라는 것일 수도. 아무리 선교가 악조건이라도, 믿기만 하면 두려움과 유혹을 이기고 그분께 의지할 게다. 이렇게 선교는 전하는 이의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의지임을 잊지 말라는 것이리라. 이처럼 파견은 두렵지만, 오직 믿음의 마음만이 두려움 없이 가까이 갈 수 있을 게다. 아무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내린 파견 지침은, 당연히 그분 제자로 살아가는 이의 의무이기도 하다. 거기에는 지참이 없다. 단출하게 나서라는 것뿐이다. 이는 오로지 청빈으로 살라는 거다. 어쩌면 이는 하느님에 대한 강한 신뢰와 의탁이다. 이것만이 세상 걱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되며, 하느님 뜻을 담대히 따를 수 있다는 것이리라.

 

그 옛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주신 그 지침처럼, 우리가 예수님의 복음 선포사명을 자유롭고 두려움 없이 수행하려면, 불필요한 것들에서 가벼워져야만 한다. 움켜진 것이 많을수록 그 무게는 세상 걱정에 빠져들게 하고 그것으로 인해 혹시나 하며 역시라며 두려움만 더 키울 게다. 이 헛된 근심걱정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주님께서 마련하신 더 좋은 것들을 얻게 될 것이다. 그래서 주님의 숨결이 이는 대로 자유롭게 선교 여정이 되도록 다짐을 하자.

 

그리하여 오늘을 사는 우리 믿는 이들은 예수님 제자들처럼, 일상의 삶에서나 선교 여정에서 그분만을 바라보려는 노력을 부단히 해야만 하리라. 그것은 자신을 드러내는 게 아닌, 하느님 영광만을 바라며 그분 뜻에 맞추라는 거다.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해도 실망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이제라도 비움으로 그분을 만나고 믿음으로 두려움을 과감히 떨자. 우리는 주님 제자로 파견된 이다. 무엇보다도 세속적 욕망에 빠진 이를 선교하여 그 회심으로 해방시킬 소명을 받았다. 그래서 그것이 가능할지는 이제 더 의심을 하지 않고 다가가기만 하면 참 좋겠다. 그 다음은 언제나 그분께서 우리의 여정을 선도해 주실 터이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파견,선교,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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