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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해 아침에 - 이해인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10 조회수311 추천수3 반대(0) 신고

 

새해 아침에 - 이해인 

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 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렘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겠다.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 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내 가슴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 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날마다 나의 깊은 잠을
꿈으로 깨우는 아름다운 사랑아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입는다
내 묵은 날들의 슬픔도
새 연두저고리에
자줏빛 끝동을 단다
아름다운 사랑아 

- 이해인 수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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