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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설]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10 조회수220 추천수6 반대(0) 신고

[설] 루카 12,35-40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매년 설날이 되면 우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합니다. 본격적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서로에게 큰 복이 내리기를 빌어주는 겁니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복’이란 무엇일까요? 첫째는 건강입니다. 몸이 아프면 많은 재물도 부귀영화도 아무 소용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재물입니다. 재물이 많으면 생활이 풍족해지고 원하는 많은 것들을 얻고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친구입니다. 몸이 건강해도, 가진 재물이 많아도, 마음을 나누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할 참된 벗이 없다면 삶이 외롭고 허전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이 세가지 모두를 충분히 가진 이를 두고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 일컬으며 부러워하지요.

 

하지만 그리스도 신앙인이라면 이런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복에만 매달려서는 안됩니다. 믿음과 실천을 통해 주님께서 주시는 보다 높은 차원의 복을 바라며 추구해야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참된 복은 무엇일까요? 먼저 시편 1편에서는 우리가 이런 복을 바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행복하여라! 악인들의 뜻에 따라 걷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들지 않으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시편1,1-3).

 

다음으로 예수님께서는 산상수훈에서 우리가 희망하며 추구해야 할 여덟가지 복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그것을 진복(眞福) 즉 ‘참된 행복’이라고 부르지요. 어떤 사람에게 그 복이 주어질까요? 마음이 가난한 사람, 즉 간절한 마음으로 주님을 찾고 바라며 그분과 함께 하는데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받으려고만 하지 않고 자비를 베풀 줄 아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들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일단 받아들이는 온유한 사람입니다. 나만 잘 먹고 잘 살려고 하지 않고 모든 이들이 주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화를 누리게 하려고 애쓰며 봉사하는 이들입니다. 불의한 재판관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달라고 끈질기게 청했던 과부처럼, 하느님 뜻에 맞는 공정과 정의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주님 뜻을 따르기 위해서 고통과 시련마저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하고 참된 복을 받을 거라고 하시는 겁니다.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참된 복은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사는데 필요한 조건이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하는 기쁨을 이 세상에서부터 누리는 것, 그리고 나중에 하느님 나라에서 그분과 함께 참된 행복을 누리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지금’을 강조합니다. 언제나 하느님 뜻에 깨어있는 자세로, 지금 여기에서부터 그분의 뜻을 충실히 실천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그렇게 착실히 준비하는 만큼,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서 받을 상과 복이 커집니다. 그리고 그 희망으로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 하루를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2024년이 참으로 ‘값진’ 한 해가 될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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