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10 조회수335 추천수5 반대(0)

지금부터 4년 전입니다. 20202월입니다. 대한민국에 코로나 환자가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그동안 방역당국에서 철저하게 관리를 해서 대한민국은 코로나 청정지역이었습니다. 원인은 방역당국이 정한 안전수칙을 어기고 집회를 가졌던 모 종교집단에 있었습니다. 코로나에 감염된 신도들이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면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번져나갔습니다. 방역당국은 원인을 찾았고, 종교집단도 모이지 않으면서 코로나는 진정세로 돌아섰습니다. 가톨릭을 비롯한 다른 종교는 정부의 방역대책에 적극 협조하였습니다. 박해시대에도 계속되었던 미사가 중단되었습니다.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에 적극 동참하였고, 대한민국은 3T(Trace, Test, Treatment), 추적, 검사, 치료라는 방법으로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해 327일 사순 제4주일 금요일 저녁, 교황님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시기에 특별 기도를 주례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홀로, 두려워하지 말고 주님께 자신을 의탁하도록 인류를 초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교황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로, 그 어떤 것도, 그 누구도, 구원자이신 주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낼 수 없도록, 우리가 치유되고 그분의 품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두려워 떨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소방대원과 간호사, 의사들은 모두 한 마음이 되어서 코로나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였습니다. 전국의 소방대원들은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였던 대구로 내려가서 환자들을 이송하였습니다. 소방대원들의 차량이 대구로 향하는 모습에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자발적으로 환자들을 돕기 위해서 대구로 향했던 간호사들의 충혈 된 눈, 지친 얼굴, 바닥에 앉아 빵을 먹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코로나 방역의 최전선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려고 혼신의 힘을 다하던 의사들을 보았습니다. 그러다 본인도 코로나에 감염되어 쓰러지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코로나는 이렇게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아픈 사람과 함께 하려고 했던 분들의 땀과 눈물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돌아온 교민들이 있었습니다. 용인과 아산의 주민들은 우리는 교민들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멀리 타국에서 온 교민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쉼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저는 뉴욕에 있었습니다. 의료 선진국이라는 뉴욕도 코로나의 확산을 막지 못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도 사망하였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장례를 치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제게 안부 전화를 할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코로나의 터널을 지나왔지만 생각해보면 우리의 나약함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부정한 사람은 진영 밖에 자리를 잡고 혼자 살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3,000년 전인 구약의 시대에 감염병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없었을 것입니다. 방역의 차원에서 격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두려움입니다. 병에 걸린 사람이 곁에 있으면 같이 병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죄인과 함께 있으면 죄에 물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월감입니다. 우월감이 개인과 집단에서 발생하면 따돌림으로 드러납니다. 사회와 국가적인 차원에서 발생하면 민족차별로 드러납니다. 노예제도, 식민지 건설, 유태인에 대한 차별이 있었습니다. 두려움은 낯선 이웃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합니다. 우월감은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치유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부정한 사람을 두려워해서 멀리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부정한 사람을 따뜻하게 맞이해서 사랑으로 돌보라고 하십니다. 부정한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부정한 사람도 치유될 수 있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지낼 수 있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아픈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다. 나는 이스라엘의 아픈 사람을 위해서 왔다.” 예수님께서는 두려움 때문에 선행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우월감으로 약하고, 병든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돌아온 아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오늘 제2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 무슨 일을 하든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애쓰는 나처럼 하십시오. 나는 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내가 아니라 그들에게 유익한 것을 찾습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처럼 여러분도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오늘은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우리들 또한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에 아픈 이들과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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