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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6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13 조회수216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6주간 화요일] 마르 8,14-21 “제자들이 빵을 가져오는 것을 잊어버려, 그들이 가진 빵이 배 안에는 한 개밖에 없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 일행이 탄 배에 남아있는 ‘빵’의 개수에 대해 제자들이 바라보는 관점과 마르코 복음사가가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달라 보는 이들을 헷갈리게 합니다. 제자들은 자기들이 빵 챙기는 걸 잊어버렸기에 가진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고, 마르코 복음사가는 그들이 탄 배에 빵이 ‘하나’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왜 서로 말하는게 다를까요? 제자들이 부주의해서 있는 빵을 발견하지 못한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빵’을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다른 겁니다. 제자들은 당장 먹어서 배고픔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물질적인 세속의 빵을 생각하는 것이고, 마르코 복음사가는 그것을 먹으면 더 이상 배고프지 않은, 육체적인 배고픔은 물론이고 영적인 갈망까지 충만하게 채워주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하고 소중한 빵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그 단 하나의 빵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오늘 복음의 배경은 예수님께서 두 차례에 걸쳐 아주 적은 양의 빵으로 수천 명의 군중을 배불리 먹이시는 기적을 일으키신 이후의 상황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빵의 기적’에 숨은 의미를 깨달았기를 기대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세상의 물질적인 것들에 집착하고 기대는 마음에서 벗어나, 당신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온전히 자신을 의탁할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를 확인해 보려고 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말씀하신데에는 그런 의도가 담겨 있지요.

 

그렇다면 ‘바리사이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바리사이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 나태함과 게으름,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런 척 거짓으로 자신을 꾸미는 위선, 제일 윗 자리,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드는 교만, 사람들에게 인사 받기를 좋아하고 스승이라 불리고 싶어하는 허영을 마음 속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또한 오직 율법을 지킴으로써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지요. 한편, 헤로데와 그 추종자들은 영적인 것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더 많은 재물,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쫓았던 이들입니다. 그렇기에 바리사이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는 말씀은 엉뚱한 데에서 삶의 의미와 기쁨을 찾는 그들의 잘못된 생활양식에 물들지 말라는 뜻인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마음 속에 지녀야 할 ‘참된 누룩’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의 마음 속에 뿌려주신 ‘말씀의 씨앗’입니다. 세상의 누룩은 욕심내고 집착할수록 더 허기지게 만들고 중독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뿐이지만, 말씀의 씨앗은 그것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실천하며 따를수록 우리 마음과 삶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를 삶의 궁극적 목표인 ‘구원’으로 이끌어주지요. 그러니 빵의 ‘개수’에 집착하며 연연하지 말고, 빵의 본질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빵의 본질은 맛이나 배부름에 있지 않고, 우리에게 ‘생명’을 준다는데에 있습니다. 그럴 수 있는 단 하나의 빵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임을 기억 합시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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