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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의 수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14 조회수169 추천수8 반대(0) 신고

[재의 수요일] 마태 6,1-6.16-18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오늘은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가톨릭 교회는 오늘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머리에 얹는 예식을 거행하지요. 재를 머리에 얹는 것은 참회와 회개의 의미를 지닙니다. 모든 것을 태우고 재만 남은 가지처럼, 사순시기 동안 나 자신의 부족함, 잘못, 부정적인 생각들을 모두 태워버리고 순수한 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의 부활을 맞이하겠다는 것입니다. 자기 잘못을 아파하고 뉘우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하느님 아버지께로 돌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께 돌아가 그분 사랑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세 가지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단식은 욕망을 절제하고 고통을 극기하는 수련의 방식입니다. 우리는 단식함으로써 식욕이라는 무절제한 욕망에 휩쓸려 제 몸과 영혼을 아프게 했던 과거의 잘못들을 바로잡습니다. 또한 그동안 당연하다는 듯이 챙겨먹었던 한 끼 식사가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를, 하느님께서 나에게 얼마나 큰 은총을 베풀어 주셨는지를 깨닫고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단식을 통해 나 자신과의 관계를 올바르게 회복합니다.

기도는 내 삶의 뿌리를 찾아가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내 마음 깊은 곳에 계시는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과 대화를 나누며, 그분의 뜻을 헤아립니다. 이를 통해 내가 어디에서 왔고,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깨닫게게 됩니다. 또한 하느님 아버지께서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신다는 분명한 자각 속에서 매 순간을 그분 뜻에 따라 살고자 노력하게 되지요. 이런 기도를 통해 하느님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합니다.

자선은 단식과 기도에서 이어지는 자연스런 결과입니다. 단식을 통해 내가 얼마나 큰 은총을 누렸는지를 깨닫고 이웃의 고통에 공감할 줄 알게 된 내가 기도를 통해 모든 이가 배불리 먹고 행복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헤아리면, 자연스럽게 그분의 뜻에 동참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내어주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은 자꾸만 잊어버리고, 눈에 보이는 세상의 시선을 신경쓰게 될 때가 많습니다. 다른 이에게 ‘보여주려고’,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인정을 받아 세속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애쓰는 사이 신앙생활의 본질과 목적을 잃어버리고 방황하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세상이 주는 보잘 것 없는 상이나 받으려고 신앙생활을 하는게 아닙니다. 나와 언제나 함께 하시는 하느님께서 항상 나를 지켜보고 계심을, 거짓으로 그런 척 자신을 꾸며봐야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다 꿰뚫어보고 계심을 생각하며,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것이 하느님 뜻에 맞는 일인지를 잘 살피며 그분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해야합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참된 기쁨과 충만한 행복으로 우리를 채워주시고 갚아주십니다. 사순시기는 단식, 기도, 자선을 통해 이런 ‘구원의 진리’를 몸과 마음과 영혼에 새기는 시간입니다.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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