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1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18 조회수328 추천수6 반대(0)

저는 어린 시절에 공산주의는 함께 할 수 없는 집단이라고 교육을 받았습니다. 학교에서 반공 포스터를 그리면 그 구호가 섬뜩했습니다. ‘무찌르자 공산당, 때려잡자 김일성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나중에 저는 그 시기는 냉전의 시대였음을 알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세상은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었습니다. 하나는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였습니다. 그 깃발아래 아메리카, 서유럽, 남유럽, 북유럽이 함께 있었습니다. 아시아에는 남한, 일본, 대만이 함께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공산주의였습니다. 그 깃발아래 동유럽, 중국, 북한, 베트남이 있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동맹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념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1989년 동독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이념의 대립은 자본주의의 승리로 마무리 되는 것 같았습니다. 중국은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논리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서 가난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한국도 북방외교를 채택하면서 중국, 러시아와 수교를 하였습니다. 이념의 벽은 자본주의와 경제성장이라는 파도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국제질서는 자본과 자국의 이익이라는 논리에 의해서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가 되기도 하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영신수련에서 두 개의 깃발을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사탄의 깃발입니다. 사탄의 깃발은 화려해 보이고, 성공과 명예가 주어질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사탄의 깃발 아래 모이지만 그 끝은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합니다.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의 깃발입니다. 그리스도의 깃발은 초라해 보이고, 힘들고 외롭게 보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깃발은 우리를 하느님과 하나 되게 합니다. 이 세상에서 이미 하느님 나라를 시작하며, 영원한 생명에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우리는 어느 깃발 아래 있어야 할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날에 하느님께서는 셈을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누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인가를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거룩하게 산 사람들, 이웃을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주 구체적으로 말씀하십니다. ‘지금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는 사람이 바로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지금 병들고 외로운 사람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사람이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교회는 장례미사 때, 오늘 복음의 말씀을 읽습니다. 지금 하느님 품으로 가는 마지막 길에 있는 고인이 생전에 어떻게 살았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평소에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과 함께 했다면, 병들고 지친 이웃들과 함께 했다면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것이라는 말입니다. 생전에 자신만을 알고, 가난한 이웃들을 돌보지 않았다면, 병든 이들을 외면했다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고인이 된 사람은 장례미사 때 들려주는 이 말을 듣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장례 미사 때 이런 복음을 읽는 것은 지금 살아서 이 복음을 듣는 우리들이 복음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는 것입니다.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이냐시오 성인의 두개의 깃발을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사탄이 깃발을 선택한 사람들은 하느님의 영광을 볼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깃발을 선택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이미 하느님나라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은혜로운 때이며,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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