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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18 조회수168 추천수4 반대(0) 신고

240218. 사순 제1주일.

/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때가 차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오늘은 사순절 첫 주일입니다. 오늘 <말씀전례>의 주제는 “새로운 때”와 “그때에 해야 할 일”에 대한 말씀입니다.
 
<제1독서>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의 끝부분을 들려줍니다. 이는 새로운 창조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홍수의 물로 씻겨 진, ‘새로운’ 인류가 탄생하게 됩니다. 곧 “새로운 때”, “회개의 때”를 알립니다.
 
<제2독서>에서 사도 베드로는 노아의 방주를 ‘세례’를 미리 보여주는 예표로 말하면서, “세례는 몸의 떼를 씻어내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힘입어 하느님께 바른 양심을 청하는 일”(1베드 3,21)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역시, “새로운 때”, “그리스도의 부활로 하느님의 바른 양심을 입을 때” 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광야로 나가시어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마치 에덴에서 아담과 하와가 뱀에게 유혹을 당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광야’에는 사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의 활동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로 나가셨습니다. 그러기에 광야는 시험을 받는 장소임과 동시에, 은총의 장소이기도 하고, “은총의 때”를 몰고 오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광야’는 모세에게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이집트에서 나와 주님께 제사를 드린 곳이요, 주님의 자비와 보호를 체험한 곳이었고, 엘리야에게는 하느님의 보호를 체험한 곳이요, 호세아에게는 주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이끌려나갔던 곳이었습니다.
 
이처럼, <성경>에서 ‘광야’는 하느님과의 만남을 주선합니다. 그야말로 ‘광야’는 하느님과의 만남의 장소요,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는 장소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세상이라는 ‘광야에서 순례의 삶’을 살아갑니다.
 
사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공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첫 사랑의 외침입니다. <마르코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발설하신 ‘첫 번째’ 말씀입니다. 그것은 “때”가 찼음을 선포하는 일이었습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때가 찼다”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시기 시작하신 일이 그저 아무 때나 우연히 시작하신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요, 이전의 모든 시간이 지금의 이 “때”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말씀입니다. 곧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후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기로 계획하신 이후 줄곧 준비해 온 “때”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 지를 제시해주는 방향이요 목표입니다. 그것은 하느님 다스림의 나라요,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이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말씀은 ‘곁에 가까이 있다’는 말로 이미 와 있는 것을 말합니다. 곧 당신과 함께 와 있는 하느님 나라는 선물로 주어져 이미 현재에 와 있는 나라요, 복음을 믿고 받아들이는 이들 안에 이미 ‘현존’하는 나라임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느님의 영으로 귀신들을 쫓아내고 있으니, 하늘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마태 12,28; 루카 11,2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이는 믿음에로의 전환을 말합니다. ‘이미 먼저 선사된 것’을 믿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리켜 예수님께서는 ‘회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하느님 나라”는 선사되었습니다. ‘이미 베풀어진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바로 이것이 “복음”이며, 이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믿는 것이 바로 “회개” 입니다. 그러니, ‘회개’란 이 ‘먼저 베풀어지고 선사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받아들일 때라야 가능한 일입니다.
 
<성경>에서의 ‘회개’란 ‘뉘우치고 돌아옴’을 말합니다. 곧 내면적인 뉘우침과 동시에, 돌아오는 인격적인 행위를 포함합니다(슈브. 메타노이아). 그러니 단지 뉘우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올 곳을 먼저 알아야 진정한 회개는 가능해 집니다. 그것이 바로 먼저 베풀어진 하느님의 사랑인 ‘하느님의 나라’ 입니다. 곧 “하느님 나라”로의 돌아옴입니다.
 
그러기에, “회개”는 우리의 삶이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건설되도록 자신을 수락하는 것을 뜻합니다. 곧 하느님 사랑 안으로의 전환입니다. 우리의 사랑으로가 아닌, 그분의 사랑으로 우리의 삶을 건설하는 일입니다. 자신이 다스리고 실현시키는 나라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입니다. 곧 하느님을 삶의 첫 자리에 모셔 들이는 일이요, 하느님의 의로움과 뜻에 전적으로 돌아서는 일, 바로 그 일 말입니다. 단지 도덕적인 참회와 윤리적인 통회만이 아니라, 생각과 태도와 가치관과 삶의 전인격인 전환을 말입니다.
 
하오니, 주님!
언제나 당신을 향하여 있게 하소서.
어떤 처지에 있든지 당신과 함께 있게 하시고
제 삶 안에서 당신의 나라를 이루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르 1,15)

주님!
언제나 당신을 향하여 있게 하소서.
제 자신을 빠져나가 당신께 나아가게 하소서.
어디에 어떤 처지에 있든지 당신과 함께 있게 하소서.
당신을 따라 당신의 나라에 들게 하소서.
오늘, 제 안에 당신의 나라를 이루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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