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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1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19 조회수126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순 제1주간 월요일] 마태 25,31-46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꽃길만 걷자.”

 

한결 같은 인내와 굳은 의지, 열심한 노력으로 고난을 극복한 이들이 그렇게 고생한 만큼 앞으로는 삶의 기쁨과 보람, 행복을 가득 누리기를 바라는 축복과 응원의 말입니다. 그런데 고생은 피하려 하고 쉽고 편한 삶을 쫓는 요즘의 사회풍조에서는 이 말이 지닌 본질적 의미는 퇴색된 채, 내 가족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고생은 하지 않고 좋은 것만 얻기를 바라는, 힘든 과정은 거치지 않고 좋은 결과만 얻기를 바라는 ‘비양심’의 언어가 되어버린 듯 합니다.

 

행복이라는 ‘꽃길’을 걸으려면 그 길에 진입하기 위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건 세상에 있는 그 어떤 길도 마찬가지지요. 사제의 길을 걸으려면 11년에 달하는 신학교의 양성과정을 거쳐야 하고, 의사의 길을 걸으려면 6년의 기본 교육과정과 4년의 수련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구원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께서 이 세상에 다시 오시는 세상 종말의 때에,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그분과 함께 참된 행복을 누리는 ‘천국의 길’을 걸으려면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주님 뜻을 철저히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양성과정이자 수련과정을 충실히 살아야 합니다. 그 과정에 얼마나 성실히 노력하며 임했는가에 따라 심판의 순간 내가 설 자리, 심판 후에 내가 영원히 살아갈 자리가 달라지는 겁니다.

 

오늘 복음이 바로 그런 최후의 심판이 이루어지는 장면입니다. ‘사람의 아들’ 즉 심판주께서 다시 세상에 오셔서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으시면, 각 사람의 잘잘못에 따라 당신 오른편 혹은 왼편으로 보낸다고 하십니다. 그렇게 ‘양’으로 표상되는 의인들은 당신 오른편에, ‘염소’로 표상되는 악인들은 당신 왼편에 모이게 되지요. 그리고 본격적인 ‘선고’가 이어집니다. 당신 우편에 있는 ‘양’들, 즉 살면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그분 뜻에 충실하게 살아온 의인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른 이를 해치지 않고, 온유한 자세로 주님 뜻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며, 누구에게 해를 입거나 상처를 받아도 그것을 악으로 되갚지 않는 용서와 자비를 실천한 이들은 하느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천국’으로 갈 것입니다. 반면 당신 왼편에 있는 ‘염소’들, 즉 하느님과 아무 상관없는 사람처럼 제 뜻과 고집대로만 살고,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편협하고 완고한 태도로 하느님 뜻을 섣부르게 판단하고 배척한 이들, 자기가 받은 피해와 상처는 이자에 이자까지 쳐서 되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던 이들은 하느님의 사랑으로부터 단절되어 영원한 고통과 고독을 겪는 ‘지옥’으로 갈 것입니다.

 

결국 이 세상에 살면서 만난 사람들을 어떤 자세로 대하는가가 죽음 이후 영원히 이어질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정하는 기준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오늘 예수님의 이 말씀을 마음에 정말 뼈저리게 새겨야 합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내가 만나서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은 다 주님께서 당신 뜻을 전하기 위해 나에게 보내신 ‘사자’들입니다. 그러니 그들을 대하고 섬기는 건 곧 주님을 대하고 섬기는 것과 같지요. 그 대면과 섬김을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합니다. ‘죄만 안지으면 천국에 가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을 고집하는건 구원의 ‘공동체성’을 이해하지 못한 어리석은 이들이나 하는 일입니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에 ‘나’는 없고 ‘우리’만 있는 것은 하느님 나라가 ‘함께 가는 곳’이고 ‘함께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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