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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베드로 사도 좌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21 조회수328 추천수5 반대(0)

댈러스에 오기 전에 저의 자리는 가톨릭평화신문미주지사였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신문을 만들고, 신문사를 운영했습니다. 교구의 인사이동으로 이제 저의 자리는 댈러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의 주임신부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본당 사목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자리는 직책과 직무를 뜻합니다. 예전에 사람들은 별을 보고 방향을 정했습니다. 북극성은 방향을 잡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별자리는 기준과 원칙을 뜻합니다. 비슷한 의미로 신호등이 있습니다. 빨간 신호등에서는 멈추어야 합니다. 파란 신호등에서는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문화와 문명이 발달한 나라는 이런 원칙과 기준이 잘 지켜지기 마련입니다. 제가 살던 명동은 한국에서 가장 비싼 장소 중에 하나였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자리는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장소를 뜻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텍사스는 미국에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기업들도 텍사스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타주에 비해서 세금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자리는 직무와 직책의 의미로, 원칙과 기준의 의미로, 생활하는 공간의 의미로 이해 할 수 있습니다.

 

댈러스 교구는 저의 직책과 직무에 맞게 권한을 주었습니다. 제가 본당 사목을 할 수 있도록 댈러스 교구에서 요구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교육에 참여했다는 수료증을 받았습니다. 저의 직책에 따른 권한은 제가 사제서품을 받았을 때 받았던 권한과 비슷합니다. 미사를 집전할 수 있는 권한, 고백성사를 드릴 수 있는 권한, 병자성사를 드릴 수 있는 권한, 혼배성사를 드릴 수 있는 권한, 세례성사를 드릴 수 있는 권한입니다. 본당 공동체와 함께 지역에 복음을 전하고, 본당 공동체가 하느님의 백성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함께 생활하는 사목자와 수도자가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미주지역에서 사목하는 사제들과 연대하여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것입니다. 특히 중남부 지역의 사제들과 연대하여 신심단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저는 뉴욕에서는 ME 대표신부를 맡았었고, 꾸르실료 지도신부를 맡았습니다. 이제 이곳 중남부에서는 꾸르실료 지도신부를 맡게 되었습니다. 근본적으로 사제의 직무는 복음을 전하는 예언직과 공동체를 성장시키는 사목직과 성사를 통하여 공동체를 하느님께 인도하는 제사직입니다.

 

오늘은 베드로 사도의 자리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생전에 베드로 사도는 자신의 자리를 내세운 적이 없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였고, 동생 안드레아의 손에 이끌려 예수님을 만난 뒤로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였습니다. 그런 베드로를 교회는 사도들의 으뜸이라고 생각하였고, 기꺼이 베드로에게 교회의 사도좌의 권위를 내어 주었습니다. 그것은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사랑하였고, 죽기까지 예수님의 뒤를 충실하게 따랐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3가지를 약속하셨습니다. 이것은 베드로의 능력과 재능에 따라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었습니다. 첫째,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교회를 맡겨 주셨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예수님의 이 말씀에 따라서 우리는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고 고백을 합니다. 베드로 사도를 계승하는 교황은 또한 예수님께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으로 교회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둘째,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셨습니다. 천국은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닙니다. 천국은 지금 이곳에서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며, 나누는 이곳이 이미 천국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은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신 것이 아니고, 살아있는 베드로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셋째,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셨습니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조건으로 용서를 이야기 하셨습니다. 용서가 없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권위는 주장하고 내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권위는 유리와 같아서 쉽게 깨지고, 상처를 받기 쉽습니다. 진정한 권위는 아낌없이 내어주고, 희생하는 것입니다. 그런 권위는 불의와 폭력 앞에서 위축되지 않으며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기 마련입니다. 나의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나의 권위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된 권위가 아닙니다. 나의 체면과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권위일 뿐입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는 참된 권위에 대해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여러분 가운데에 있는 하느님의 양 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십시오.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에서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그러면 으뜸 목자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은 시들지 않는 영광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사랑과 용서, 나눔과 희생으로 사라지지 않는 우리들의 자리를 만들어 가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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