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2-25 조회수323 추천수8 반대(0)

나무를 옮겨 심으면 몇 달은 몸살을 앓는다고 합니다. 새로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적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뉴욕에서 댈러스로 오면서 저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지리를 파악해야 합니다. 성당까지는 걸어서 40분이면 가기에 걸어 다니려고 합니다. 꼭 가야할 곳을 알아야 합니다. 마트, 은행, 주유소, 식당, 미장원, 병원, 차량 정비소, 산책로 등을 알아 두면 좋습니다. 두 번째는 사람입니다. 본당의 봉사자들을 파악해야 합니다.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전처럼 기억력이 좋지 않으니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직원들을 알아야 합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쁠 때 함께 기뻐해 주고, 슬플 때 함께 마음 아파해 줄 사람을 아는 것은 복입니다. 셋째는 업무를 숙지해야 합니다. 12년 만에 본당 사목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기에 미국 교회와도 소통을 해야 합니다. 33년을 사제로 지내고 있지만 본당 사목은 늘 새롭고, 긴장이 됩니다. 본당 사목은 장기계획과 단기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댈러스 성당은 3년 후면 설립 50주년이 되기에 그에 맞는 계획을 세워야 하고, 매년 본당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내년쯤에는 저도 이곳 댈러스에 뿌리를 내리고, 여유 있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국에서 오지 않고, 뉴욕에서 왔기에 좀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주민등록과 비슷한 쇼셜넘버를 이미 받았기에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운전면허증도 뉴욕에서 이미 받았기에 텍사스 면허로 바꾸기만 하면 됩니다. 은행 계좌도 이미 개설했기에 이용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그린카드를 받았기에 비자 때문에 한국에 다녀오지 않아도 됩니다. 5년 전에 동창 신부님의 초대로 2달을 지냈습니다. 그때 만났던 분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니 마치 집에 온 것처럼 낯설지 않았습니다. 뉴욕에서 자동차로 여행을 하면서 왔기 때문에 시차도 느끼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바로 옆 본당에 서울 교구에서 파견된 신부님이 있어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사순특강을 서로 바꾸어서 하기로 했습니다. 작년부터 서울 교구에서 보좌신부님을 파견해 주었습니다. 신부님은 영어도 잘 하시고, 겸손하십니다. 부모님이 미국에서 살기 때문에 부모님을 만나기도 좋다고 합니다. 뉴욕에서 함께 온 신부님들이 사제관의 불편함을 모두 해결해 주었습니다. 인터넷을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문도 열쇠 키에서 번호 키로 바꾸었습니다. 컴퓨터의 선도 모두 정리해 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감사할 일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품 안에서 잘 지낼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악의 세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하느님께로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첫째는 회개입니다. 회개는 하느님의 사랑에서 벗어난 나의 허물과 잘못을 성찰하는 것입니다. 다시는 하느님의 사랑에서 벗어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입니다. 회개의 눈물을 흘렸던 베드로 사도는 천국의 열쇠를 받았습니다. 초대교회의 반석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사순시기는 회개의 시간입니다.

둘째는 청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

셋째는 선행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선한 사람이 10명만 있어도 소돔과 고모라를 벌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선한 사람은 어두운 밤하늘의 별과 같습니다. 세상은 선한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우리가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의탁하며,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살아간다면 어떤 악의 세력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맺어진 하느님의 사랑을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저희 구원의 하느님, 당신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저희를 도우소서. 저희를 구하소서. 당신 이름 위하여 저희 죄를 용서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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