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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 마지막이라는 말에 가슴이 아프네요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4-03-04 조회수131 추천수1 반대(0) 신고

 

제가 오늘 밤 열시 무렵에 문자 한 통을 아주 오랜만에 전주교구에 사시는 자매님께 보내드렸습니다. 안부도 여쭤보고 또 간혹 생각나고 가까이 계시면 뵙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몇 번 이분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유섬이 유배길 때 인연이 돼 지금까지 간혹 연락을 하며 지내는 분입니다. 참 사람의 인연은 묘합니다. 그때 모든 교구는 아니지만 각 교구마다 참석했거던요. 

 

초남이에서 거제 성당까지 해서 근 300킬로미터를 넘게 같이 10박 11일 순례하면서 알게 된 자매님인데 다른 몇 분은 제 축일에 순례 대장님이 축일 인사를 전해주시곤 합니다. 유일하게 소식을 간간이 서로 전하는 분은 이분이 유일합니다. 몇 년 전 윤지충 바오로 압송로를 야간 순례할 때 저한테 형제님이 학교에서 퇴임하고 난 후에 기회가 되면 산티아고를 베드로씨랑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저를 각별하게 생각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사실 유섬이길을 걷고 나서 다리가 좀 안 좋아졌습니다. 좋은 길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아스팔트 길이었기 때문에 무리가 간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랑 압송로도 네 번 같이 걸어서 세 번은 완주했고 한 번은 같이 중간에 고산성당에서 반만 완주한 적이 있었습니다. 자매님은 결혼식이 있어서 그랬고 저는 그날 다리 컨디션이 안 좋아 중간에서 그만두고 자매님 형제님이랑 같이 전주로 나와 저녁에 뒷풀이 장소에서 다시 만났던 기억도 있습니다. 제가 작년에 윤지충 바오로 압송로를 가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 전에 자매님께 문자로 여쭤봤습니다. 참가하실지 말입니다. 아마 힘들 거란 문자가 와서 저도 사정이 있고 해서 그냥 가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자매님이 순례를 완주하셨던 것입니다. 사실 완주하실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제가 그 사실을 알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죄송하다고 하시면서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하신 순례와 함께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각오로 도전해 완주하셨다고 하신 것이었습니다. 만약에 정말 자매님이 이런 맘으로 순례를 가실 거라고 했다면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갔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자매님과 함께 그런 긴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순례를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첫 인사에 다리 건강을 여쭤봤습니다.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으신다고 하시면서 제가 원주교구에서도 몇몇 자매님들이 원주에 저에게 꼭 한번 놀러와 달라고 하는 분들이 계시고 어딜 가나 자매님처럼 잘 챙겨주시는 자매님들이 계신다고 하니 자매님은 작년에 압송로를 마지막으로 순례는 이제 끝냈다고 하시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가슴 한켠이 아팠습니다. 제가 사실 다음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길게 내용을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나중에 그래도 언제 날씨가 좋으면 자매님과 가까운 거리는 같이 순례를 한번 할 생각입니다. 먼거리는 못해도 말입니다. 그 정도는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산티아고 순례는 같이 하지 못했지만 그 아쉬움도 달래고 또 자매님과 마지막 추억도 만들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은 제 마음이 참 많이 아픕니다. 작년에 자매님이 어렵다고 해서 그만 자매님도 안 오시는데 생각하고 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때 갔더라면 그래도 마지막으로 자매님과 순례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는데 그걸 하지 못해서 제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이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신앙여정에서 이건 한 사람과 한 사람의 인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도 이렇게 신앙 안에서 애틋한데 우리와 하느님, 예수님과의 인연도 이렇다면 어떨 것 같은지요?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사이에서 하는 사랑도 그렇고 하느님과 예수님과의 사랑도 그렇고 우리의 사랑도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인 마지막 사랑이 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제 눈에서는 눈물이 맺히네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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