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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미사보: 신앙의 표현방식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6-03-03 조회수90 추천수0

[전례 들여다보기] 미사보 : 신앙의 표현방식

 

 

본당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첫 영성체 찰고를 하는데 남자아이가 자신도 미사보를 쓰고 싶다 하더군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예뻐서.” 한참을 설명했지만 또래에 비해 덩치가 컸던 그 아이는 미사보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미사보(velum)는 미사 때 여성 신자들이 머리를 가리는 천입니다. 보통 흰색과 검은색이 사용되는데 대부분은 흰색을 사용하고 장례 미사 때 검은 미사보를 사용합니다. 미사보는 종종 남녀 차별의 요소로 지적되는데, 이는 차별의 지점이 아니라 성경의 전통과 문화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머리를 가리는 것은 존경을 표현하는 하나의 행위입니다. 구약 시대에 여성은 머리를 가리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여성은 자신과 결혼하는 남자를 만나러 갈 때 커다란 베일로 얼굴을 가렸는데 자신이 미혼이라는 것과 상대를 존경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레베카가 남편이 될 이사악을 처음 만났을 때 얼굴을 가린 것(창세 24,65)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남자들도 하느님 앞으로 나아갈 때 얼굴을 가렸는데 모세와 엘리야가 그러했습니다(탈출 3,6; 1열왕 19,13)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모든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시고 아내의 머리는 남편이며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기를 바랍니다. 어떠한 여자든지 머리를 가리지 않고 기도하거나 예언하면 자기의 머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입니다.”(1코린 11,3.5)

 

여성이 머리를 가리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경외와 존경을 표시하는 방법이라는 말입니다. 남자들에게 머리를 가리지 말라고 한 것은 당시 랍비 전통이 예배 때 머리를 가리지 말 것을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유다인 남자들은 둥글고 납작한 키파(kippah)라 불리는 모자를 쓰고 기도합니다. 이를 통해 바오로 사도는 시대적 상황과 그 문화를 충분히 고려했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차별이 아니라 차이를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다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 그래서 남자도 여자도 없습니다.”(갈라 3,27-28)

 

미사보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성경의 전통이 이어져온 문화로서 하느님을 경외하고 존경하는 하나의 표현 방법이라는 것을 먼저 기억해 보면 좋겠습니다.

 

[2026년 3월 1일(가해) 사순 제2주일 대구주보 4면, 배재영 안토니오 신부(교구 문화홍보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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