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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_2024년 6월 26일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25 조회수57 추천수4 반대(0) 신고

제1독서

 열왕기 하권의 말씀 22,8-13; 23,1-3


그 무렵 

8 힐키야 대사제가 사판 서기관에게, “내가 주님의 성전에서 율법서를 발견하였소.” 하고 말하면서, 그 책을 사판에게 주었다. 

그것을 읽고 나서,
9 사판 서기관은 임금에게 나아갔다. 

그는 임금에게 먼저 이렇게 보고하였다.
“임금님의 신하들이 주님의 집에 있는 돈을 쏟아 내어, 주님의 집 공사 책임자들 손에 넘겨주었습니다.”
10 그러고 나서 사판 서기관은 임금에게, “그런데 힐키야 사제가 저에게 책을 한 권 주었습니다.” 하면서, 임금 앞에서 소리 내어 읽었다.
11 그 율법서의 말씀을 듣고 임금은 자기 옷을 찢었다.
12 임금은 힐키야 사제, 사판의 아들 아히캄, 미카야의 아들 악보르, 사판 서기관, 그리고 임금의 시종인 아사야에게 명령하였다.
13 “가서 이번에 발견된 이 책의 말씀을 두고, 나와 백성과 온 유다를 위하여 주님께 문의하여 주시오.
우리 조상들이 이 책의 말씀을 듣지 않고, 우리에 관하여 거기에 쓰여 있는 그대로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를 거슬러 타오르는 주님의 진노가 크오.”
23,1 임금은 사람을 보내어 유다와 예루살렘의 모든 원로를 소집하였다.
2 임금은 모든 유다 사람과 예루살렘의 모든 주민, 사제들과 예언자들, 낮은 자에서 높은 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백성을 데리고 주님의 집으로 올라가, 주님의 집에서 발견된 계약 책의 모든 말씀을 큰 소리로 읽어 그들에게 들려주었다.
3 그런 다음에 임금은 기둥 곁에 서서, 주님을 따라 걸으며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분의 계명과 법령과 규정을 지켜, 그 책에 쓰여 있는 계약의 말씀을 실천하기로 주님 앞에서 계약을 맺었다.
그러자 온 백성이 이 계약에 동의하였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7,15-2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5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게걸 든 이리들이다.
16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가시나무에서 어떻게 포도를 거두어들이고, 엉겅퀴에서 어떻게 무화과를 거두어들이겠느냐?
17 이와 같이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18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19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잘려 불에 던져진다.
20 그러므로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너희는 그들이 맺는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앞 장면에서, 예수님께서는 ‘좁은 문과 넓은 문’ ‘비좁은 길과 널찍한 길’을 대조시키면서,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마태 7,13)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마태 7,15)

예수님께서는 ‘양’과 ‘이리’의 표상으로 대비시키면서, 참 예언자인지 거짓 예언자를 구별하십니다. 

곧 ‘거짓 예언자들은 양의 옷차림을 하고 오지만 속은 게걸든 이리들’이니 겉의 옷차림을 보지 말고 속마음을 보라 하시면서, 거짓 예언자를 알아보는 기준을 ‘행실로 맺는 열매’를 통해 설명하십니다. 

“너희는 그들이 맺는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마태 7,15)

사실 참 예언자와 거짓 예언자를 가리는 ‘양과 이리’, ‘나쁜 열매와 좋은 열매’의 표상은 바로 예수님 자신을 드러내줍니다.

당신이 ‘참된 목자’로서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셨고, 또한 ‘구원의 열매’라는 좋은 열매를 맺으셨기 때문입니다.

 

마태오복음에서 예수님을 새로운 모세로서 '참 예언자'로 제시하고 있는 맥락에서 보면,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마태 7,15)라는 말씀은 곧 '참 예언자'이신 예수님 당신을 따르라는 반어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나무’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첫째는 ‘뿌리’가 튼튼한 나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뿌리를 어디에 박고 있는가는 중요합니다.

 

만약에 세상에 뿌리를 박고 있다면 세상이 원하는 열매를 맺고자 할 것입니다.

곧 세상의 평가와 명예를 얻고자 할 것입니다.

 

만약에 자신에 뿌리를 박고 있다면 자신의 능력과 힘을 이루고 자신을 실현하고자 할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성취와 자기 기쁨을 추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 하느님께 뿌리를 박고 있다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자신을 바칠 것입니다.

좋은 나무의 두 번째 특성은 잘 받아먹는 나무입니다.

곧 양분을 잘 받아먹는 일, 하느님의 은총을 잘 받아먹는 일입니다.

그래야 은총을 건네주는 타인을 위한 자신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받아먹은 줄을 알아야 잘 베풀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열매’란 무엇일까요? 

세상의 명예나 자신의 성취일까요? 

 

우리가 하느님께 뿌리를 박고 있다면 ‘하느님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이 좋은 열매일 것입니다. 

그 사랑은 예수님처럼, 십자가에서처럼, 자신을 훼손시킬 수 있는, 곧 자신을 손해 볼 줄 아는 행동이요, 옳으면서도 질 줄 아는 행동이라 할 것입니다.

늘 아버지 앞에 겸손한 행동일 것입니다. 

한편,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은 곧 저희의 삶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나는 참 예언자인지, 나는 좋은 열매를 맺고 있는지, 혹 우리의 삶이 열매를 맺기보다 풍성한 잎이나 아름다운 꽃으로 치장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헛열매를 맺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사실 저는 거짓 예언자이고 싶지는 않지만, 거짓 예언자처럼 겉모양을 꾸미고 있을 때도 많습니다.

저는 참된 예언자는 아니지만 참된 예언자 행세는 곧잘 합니다.

제 자신의 한심한 모습을 들여다보며, 그래도 여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자비에 의탁하여 오늘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자신의 화려함을 버릴 때 열매는 맺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열매마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맺는 열매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열매를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자신이 따 먹으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실은 바로 그래서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오늘의 말·샘 기도>

 

“그들이 맺는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 볼 수 있다.”

(마태 7,17)

 

주님!

잘려 불태워지기 전에, 가지를 자를 줄을 알게 하소서!

위선의 껍데기 옷을 벗고, 기만의 숨겨둔 살을 도려내게 하소서!

치장하여 꽃을 피우기보다, 행실로 열매 맺게 하소서!

그럴싸하게 때깔을 꾸미기보다, 속이 꽉 찬 좋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

늘 당신께 붙어 양분을 얻고, 당신 생명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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