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11 조회수214 추천수2 반대(0)

비슷한데 다른 것을 짝퉁이라고 부릅니다.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짝퉁은 사용하면 진짜와 다른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은 부정적인 의미가 있지만 사실은 따뜻한 마음이 담긴 말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지방에서 서울로 가려면 박달재 고개를 넘어야 했습니다. 한 선비가 주막에서 하루 지낸 뒤 서울로 올라가려는데 주모가 선비에게 보따리를 하나 주었습니다. 선비가 이것이 무엇이오?’하고 물으니, 주모는 보따리에 싼(Pack up) 것은 비지떡입니다. 가시다 출출하면 드세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참 좋은 의미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두부를 만들면 남게 되는 비지라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식당에서 두부를 먹고 나면 덤으로 비지를 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싼 게(Cheap) 비지떡이라는 말로 의미가 바뀌었습니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검사는 법과 정의를 실천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과 검사가 권력의 하수인이 되면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어 정치경찰, 정치검사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종교도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공동선을 위해서 연대할 때는 험난한 세상의 파수꾼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종교가 권력의 맛을 들이면 회칠한 무덤처럼 됩니다. 심하면 인민의 아편이라는 말도 듣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비슷한데 다른 말을 꼭 구별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솔직한 것과 직설적인 것이 있습니다. 비슷한데 느낌은 아주 다릅니다. 솔직한 것에는 측은지심의 마음이 있습니다. 직설적인 것은 현상만 있습니다. 종교는 말씀이 있고, 말씀에 따른 현상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니 세상이 창조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니 소경이 눈을 떴습니다. 과학은 현상을 먼저 연구합니다. 그 현상을 정리하면 이론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며칠씩 잘 먹지도 못하고 따라다니던 군중을 측은하게 여기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빵과 물고기를 축복하신 후에 나누어 주셨습니다. 오천 명이 먹고도 12 광주리가 남았습니다. 제자들은 직설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는 굶주린 사람들을 먹일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한 신부님이 신발을 벗으니, 냄새가 심했습니다. 직설적인 신부님은 어이구 이게 무슨 냄새야!’라고 말했습니다. 솔직한 신부님은 열심히 일했나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과 진실은 비슷하지만,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직설적인 말은 때로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울고 싶은데 뺌을 때리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당당한 것과 자만한 것이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당당합니다. 욕심이 없으면 권력의 유혹에도 당당할 수 있습니다. 순교자들은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죽음을 받아들였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도 당당하게 순교의 화관을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빌라도 앞에서도, 헤로데 앞에서도 당당하셨습니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많은 젊은이가 승리의 그날까지 당당하게 전진하였습니다. 자만한 것은 마치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했던 빌라도와 대사제는 자만했습니다. 자만한 사람은 타인의 아픔과 슬픔을 공감하지 못합니다. 타인의 잘못과 허물을 쉽게 단죄합니다. 세리의 기도를 무시합니다.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비웃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바리사이의 기도와 세리의 기도가 다르지 않습니다. 기도의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도의 진심이 중요합니다. 하느님 앞에는 부자의 헌금과 가난한 과부의 헌금이 다르지 않습니다. 헌금의 액수가 아니라 헌금의 정성이 중요합니다. 불의에 맞서 일어설 수 있다면 당당한 것입니다. 가난한 이를 무시하고, 타인의 잘못과 허물을 쉽게 단죄한다면 자만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를 깨닫고 분별 있는 사람은 이를 알아라. 주님의 길은 올곧아서 의인들은 그 길을 따라 걸어가고 죄인들은 그 길에서 비틀거리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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