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4-07-12 조회수237 추천수3 반대(1)

1989년 가을입니다. 신학교에서는 자치회장선거가 있었습니다. 자치회장 후보로 나온 동창이 제게 지지 연설을 부탁했습니다. 자치회장은 신학생의 대표입니다. 동창은 자치회장을 하고 싶은 절박함이 있었습니다. 저는 동창을 위해서 지지 연설을 준비했습니다. 그때 제가 택한 성경 말씀이 오늘 독서에 읽은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가리오?” 그러자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응답하였습니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저는 친구를 위해서 뜨거운 마음으로 지지 연설을 했습니다. 그리고 연설의 마지막에 윤동주의 시 십자가를 들려주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응답과 윤동주의 열정이 통했는지 동창 신학생은 자치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자치회장을 하면서 동창 신학생의 절박함은 신학교 생활의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동창 신학생은 사제가 되어, 제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저를 기꺼이 도와주었습니다. 1998년 대한민국의 IMF의 깊은 수렁에 빠져 있었고, 저의 집도 그 수렁의 한 가운데 있었습니다. 동창 신부는 제게 따뜻한 손길을 주었고, 저는 친구의 도움으로 IMF의 수렁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당시 신학교에는 낙산 중창단이 있었습니다. 후배 신학생이 이사야 예언자의 응답을 모티브로 곡을 만들었습니다. 그 곡의 제목이 ‘Ecce ego mitte me!(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를 보내 주십시오)’입니다. 멜로디는 경쾌하고, 장엄합니다. 가사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오 주여 나 보내 주소서/ 주 나 여기 있으니/ 나를 보내주소서/ 님의 그 말씀 따라/ 나 살고자 하오니/ 추위에 목마른 자 위하여 보내소서 여기있소/ 사랑에 굶주린 자 위하여 보내소서 여기있소/ 당신처럼 나도 살으리니 보내소서 여기있소/ 보내소서 여기있소 여기있소/ 고난받는 내 민족 위하여/ 내 정력 다해 사랑케 하고/ 아픔에 있는 형제를 찾아 당신의 희망을 그에게 주리다 나에게/ 고난받는 민족을 위하여 내 정열 다해 사랑케 하고/ 아픈 내 형제를 찾아서 당신의 위로 그에게 주리다 나에게/ 나 여기 있으니/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주여 나를 주여 나를 보내소서 나를 보내소서 주여지금 다시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가사와 멜로디입니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유트브에서 한번 들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리고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이번 주 본기도는 이렇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타락한 세상을 성자의 수난으로 다시 일으키셨으니 저희에게 파스카의 기쁨을 주시어 죄의 억압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내가 마당을 쓸면 지구의 한 모퉁이가 깨끗해집니다. 내가 꽃 한 송이 심으면 지구의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집니다. 내가 이웃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면 지구가 온통 아름답고 밝아집니다. 그렇습니다. 남이 아니라 지금 내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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