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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07:26 조회수21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마태 12,14-21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제거할 음모를 꾸미는 바리사이들의 모습과, 그에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메시아로서 당신의 사명을 다 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비교하여 봄으로써, 권력을 품은 사람과 사랑을 품은 사람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깨닫게 됩니다.

 

권력을 품은 사람은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 되기를 바라고, 자기가 가진 힘으로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하려고 듭니다. 그러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그저 ‘그런 사람도 있나보다’하고 인정하고 ‘어쩔 수 없나보다’하며 순순히 물러설까요? 절대 그러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든 그 사람이 자기에게 굴복하게 만들 것이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봐도 제 뜻대로 안되는건 자기 눈 앞에서, 아예 세상에서 제거해 버리려고 들 것입니다. 그게 힘을 가진 이가 누리는 ‘당연한 권리’라고 착각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사랑을 품은 사람은 모두가 참으로 행복하기를 바라고, 자기가 가진 힘과 능력으로 모든 이를 살리려고 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인용하신 이사야 예언서에 나오는 하느님의 참된 종이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 뜻을 이루는 일보다 하느님 마음에 드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람들 앞에서 자기 주장과 소신을 드러내기보다 하느님 뜻에 부합되는 정의와 공정, 즉 ‘참된 올바름’을 선포하지요. 또한 자기 몫을 더 챙기거나 자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다투지도 않고,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세상의 법칙에 따라 자기 주장이 맞다는 걸 내세우기 위해 큰 소리 치는 일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가 죄의 길을 벗어나 올바른 길로 돌아서게 하시어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뜻이 이 세상에서 온전히 실현되기를 바라며,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는’ 인내와 자비를 ‘연기나는 심지를 끄지 않는’ 위로와 사랑을 실천할 뿐입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부정과 불의가 만연한 이 세상에도 하느님의 나라가 실현될 수 있다는 참된 희망을 마음에 품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마음에 사랑을 품은 하느님의 참된 종이십니다. 우리 각자가 지나온 삶을 돌이켜보면 부러진 갈대처럼 실망과 절망으로 꺽인 채 주저앉은 우리를 주님께서 여러 사람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통해 위로해 주시고 일으켜 주셨습니다. 또한 연기나는 심지처럼 믿음이 약해지고 사랑의 불꽃이 꺼져버린 우리 마음에, 당신 사랑과 자비를 보여주시는 다양한 표징을 통해 믿음을 더해주시고 열정이 다시 타오르게 해 주셨습니다. 그랬기에 부족하고 약한 내가 거칠고 험한 이 세상에서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신앙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겠지요. 이처럼 크고 깊은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받아 누리며 살아온 우리들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이자 소명이 하나 있습니다. 나 자신이 ‘하느님의 참된 종’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받은 큰 사랑과 자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절망과 슬픔에 마음이 꺾여 신음하는 이웃을 찾아가 위로하는 것입니다. 삶의 희망과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형제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공에로 부름을 받은 것이 아니라 최선에로 부름을 받았습니다.”(마더 테레사) 하느님 나라는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마음 속에 구원에 대한 희망을 품고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에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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